인천시가 발간해 창씨개명 미화 논란을 불러 일으킨 ‘문학산 시집(이하 문학산 사화집)’이 전량 회수조치를 통해 폐기된다.
시는 최근 문학산 사화집에 실린 시의 일부 내용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발간에 참여한 자문위원의 회의를 거쳐 전량 회수 및 폐기하고 수정본을 발간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사화집은 민족·시대·쟝르별로 수집한 짧은 명시 또는 명문의 선집으로 ‘문학산 사화집’은 시 속에 담긴 인천을 통해 정체성과 가치 재발견의 계기를 마련하고 ‘2015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천만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발간해 배포했다.
시는 1천500부를 인쇄해 인천지역 중·고교와 공공도서관, 각 기관에 배포했다.
이 과정에서 시집을 읽어 본 일부 고등학교 국어교사들이 ‘문학산 사화집’에 수록된 한 편의 시가 친일의 잔재물로 그릇된 시 선정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에서도 홍모씨의 ‘시인의 모습’은 일제의 우리문화 말살정책에 의한 창씨개명을 미화하고 독려하는 시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노현경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은 “올바른 역사교육을 해야하는 공공기관에서 검증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채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게 한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역사 의식에 대한 부재로 보이며,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책임 관계자들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자문위원의 회의 결과 오해의 소지를 담은 시를 게재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문제가 된 시를 삭제하고 내용 전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심의를 거쳐 수정본을 발간·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