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보육현장 곳곳 혼선·우려
맞춤반·종일반 통합운영 여전
운영시간도 조율안돼 실효성 논란
어린이집·학부모 모두 ‘부글부글’
“홍보와 달리 준비안된 정책” 비판
‘맞춤형 보육’이 지난 1일부터 전국 4만2천여개 어린이집에 본격 도입됐지만 도내 보육현장 곳곳에서 혼선을 빚으면서 어린이집 관계자와 학부모들 모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종일반 대상자가 아직 다 통보되지 못한데다 추가비용 등을 이유로 맞춤반 운영시간도 제대로 조율되지 않는 곳이 부지기수여서 벌써부터 제도의 실효성 논란마저 커지고 있다.
5일 보건복지부와 도내 어린이집 등에 따르면 어린이집을 다니는 0~2세반 영아를 하루 6시간 이용하는 ‘맞춤반’과 하루 12시간 이용하는 ‘종일반’으로 이원화해 운영하는 ‘맞춤형 보육’이 지난 1일 시행됐다.
그러나 “맞벌이 가정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우고, 전업주부는 자녀와 애착 관계 시간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홍보와 달리 보육 현장에서는 ‘준비 안 된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맞춤형보육 시행과 함께 맞춤반과 종일반의 분리 운영 지침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린이집들이 공간과 보육교사 부족을 이유로 여전히 구분 없이 통합반으로 운영 중이어서 학부모들의 불만과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맞춤반의 경우 어린이집 대부분이 등하원 문제를 이유로 오전9시~오후3시 운영 중이지만, 종일반 ‘간식시간’과 겹쳐 추가 바우처 이용이 잇따르는가 하면 종일반도 ‘보육의 질 저하’를 우려해 조기하원하는 아동들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나타나 예산낭비 논란마저 일고 있다.
한 직장맘은 “가정마다 사정이 다 다른데 왜 어린이집 스케줄을 학교 시간표 짜듯 정부가 일일이 규제하느냐”며 “말로만 맞춤형이고, 무조건 오후3시까지 일끝내고 아이 돌보라고 강요하는 이런 말도 안되는 정책이야말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장맘’ 정모(33)씨는 “어린이집에 ‘오후 7시 반까지 맡겨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원장이 아무리 늦어도 오후 6시엔 다 집에 간다며 싫은 티를 내더라. 뭐가 달라진 건지 모르겠다”면서 “과거보다 종일반 보육료만 더 줘 어린이집만 배 불리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수원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맞춤반 아동을 위한 별도 공간도 없고, 종일반 아동을 위해 추가로 교사를 뽑기도 힘들어 통합반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며 “사실상 새 제도가 시행되기 전과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사업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안 된 부분은 있지만, 어린이집과 부모들이 내용을 이해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수십년의 오랜 이용 관행을 일시에 바꾸는 것이기에 시행 초기 다소 혼란은 있을 수 있다. 제도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