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경기 중 딱 절반을 소화한 K리그 클래식이 하반기 치열한 순위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올 시즌은 반환점을 돌면서 어느 해보다 많은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19라운드까지 1~4위를 했던 전북-수원-포항-서울의 순위가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
상·하위 스플릿(각 6팀)을 위한 중위권 다툼이 치열했었다.
그러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막판까지 어느 팀이 우승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최대 변수는 심판 매수 의혹을 받는 전북 현대에 대한 징계다.
2013년 팀 스카우트가 심판에 수백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난 전북은 지난 1일 징계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스카우트에 대한 재판에서 돈을 건넨 목적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으면서 전북에 대한 징계도 다음 달 중순 이후로 미뤄졌다.
K리그 클래식 단독 선두를 달리는 전북은 2위에 승점 8점이 앞서 있다. 징계 결과에 따라서는 순위가 아래로 미끄러질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승점 -10점의 징계를 받으면 순위는 1위에서 3~4위권으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1위부터 7위까지 승점 차는 불과 4점, 9위(수원)까지도 10점밖에 나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징계 위기에 놓인 전북은 전반기 19경기에서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지만, 무패 행진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한 번 지면 급격하게 연패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리우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18명 가운데 K리거는 11명이다.
그중 서울과 광주가 각 2명을 보내야 하고, 전북·성남·수원·전남·제주·포항·울산은 1명씩 차출해야 한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올림픽에 나가는 K리거들은 최소 4경기에서 최대 7경기까지 뛸 수 없다.
하반기 19경기 중 3분의 1가량은 팀에 힘을 보태지 못하는 셈이다.
골키퍼 백업 요원이 부족한 성남으로서는 주전 골키퍼 김동준이 자리를 비워야 하기 때문에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성남을 제외하면 올림픽 차출은 상위 팀보다 하위 팀 경기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갈 길 바쁜 수원 블루윙즈는 올해 우승이 아닌 강등권 탈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9위(승점 21점)로 11위 전남 드래곤즈와 승점이 3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뒷심 부족으로 경기 막판 동점골과 역전골을 허용하면서 다잡은 경기는 놓치고, 무승부 경기는 져서 승점을 쌓는 데 실패했다.
여기에 핵심 멤버인 권창훈까지 올림픽으로 몇 경기에 나올 수 없게 되면서 불안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시즌 초반 11경기에서 무승을 기록했던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적하고 여기에 구단 내부 잡음 등으로 팀 결속력까지 약화했던 인천은 1차 라운드 이후 상승세를 보인다.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시즌 초반 K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수원FC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병오와 오군지미 활약으로 선전하다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11위와는 승점이 5점차로 벌어졌다.
거침없는 공격형 축구를 구사하며 시즌 초반 기존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수원 FC이지만, 최근 공격 축구에 허점을 드러내며 주저앉았다.
수원 FC의 반등 여부는 하반기 하위권 순위 다툼의 주요 변수다.
아울러 여름 이적 시장이 시작되면서 각 팀이 어떤 신의 한 수를 선택하느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