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남동유수지와 송도 갯벌에 서식하는 야생조류들이 무더기로 죽은 채 발견돼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15일부터 남동유수지와 송도 갯벌에서 흰뺨검둥오리와 괭이갈매기 37마리가 폐사돼 사체를 국립환경과학원에 넘겨 사인 분석을 의뢰, ‘보톨리눔독소증’(이하 보툴리즘)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내리쬐는 강렬한 햇살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토양에 보툴리즘을 유발하는 오염된 세포가 번식됐기 때문.
이 세균은 토양 속에 서식하며 여름철(7∼9월) 흙 속의 산소농도가 낮아지고 기온이 상승하면 증식해 독소를 내뿜는다.
인천지역 갯벌 등 유수지에 서식하는 흰뺨검둥오리와 괭이갈매기가 갯벌 내 유기물과 함께 세균을 흡수하면서 집단으로 폐사했다는 것이다.
이 독소는 조류의 신경을 마비시켜 조류을 죽게 만들고 있지만 현재까지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폐사한 조류를 즉시 소각 처리하고 남동유수지와 송도 갯벌 일대를 매일 순찰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가축은 백신으로 간단하게 보툴리즘을 예방할 수 있지만 야생동물은 감염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감염된 조류를 신속히 소각 처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