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속되는 사상 최악의 폭염과 가뭄 등으로 경기도내 강과 호수는 물론 한강 하류에까지 녹조가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환경부와 경기도 등 관계당국이 수도권 2천500만 국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 등 상수원 집중 관리 강화에 나섰지만 당분간 비 소식이 없어 녹조 공포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16일 용인 기흥저수지와 수원 광교저수지, 의왕 왕송호수 등 도내 대표 수원지를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저수지들에서 녹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온통 연둣빛으로 변해 있는 모습이었다.
그중에서도 녹조가 가장 심한 기흥저수지는 저수지 중앙 일부를 제외한 전체가 사실상 ‘녹조저수지’로 변한지 오래였고, 계속되는 가뭄 탓에 수심이 내려간 부분도 바짝 마른 흙에 녹조띠로 얼룩진 상태였다.
비교적 녹조가 적었던 광교저수지에서는 깨끗한 물을 꾸준히 방류하는등 방제활동에 몰두하고 있었던 반면 왕송호수는 뒤엉킨 녹조류들에 거품까지 나고, 물고기 폐사까지 발생하면서 악취가 코를 찌르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틀 전부터는 한강 하류인 고양시 행주대교 아래 4∼6m 구간에도 작년에 이어 다시 녹조가 발생했고, 강 주변 곳곳에 녹조 찌꺼기가 둥둥 떠다니면서 어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공모(33·여·의왕시)씨는 “왕송호수로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자주 나오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호숫물이 탁하고 녹조가 심한 것 같다”면서 “물고기도 여러 마리 죽어 물위에 배를 드러낸채 둥둥 떠있어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어민 박찬수(58·고양시)씨는 “지난해 한강에 녹조가 심하게 발생해 올해도 걱정이 됐는데 이틀 전부터 행주대교 아래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며 “조업을 하면서 모니터 중인데 더 확산될 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폭염이 워낙 심해 예년보다 녹조가 심한 상태로, 비다운 비도 안 와서 자연 방류할 기회도 갖지 못했다. 관련기관과 합동대책을 마련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환경부 관계자는 “신속한 상황공유와 현장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비상체계를 상시 가동 중이며, 녹조 관리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녹조는 질소·인 등 영양염류가 풍부해지고, 일조량이 많아져 수온이 오를 때 식물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 필요 이상으로 대량 번식하면서 물색이 초록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김장선기자 이연우수습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