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200여억원을 들여 국제적 환경교육 명소를 목표로 지난 6월 개관한 ‘시흥에코센터’가 하루 방문객이 100여명에도 못미쳐 혈세 낭비 우려(본보 2016년 8월18일자 8면 보도)를 자아내는 가운데 신축 건물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4일 시흥시와 일부 관람객들에 따르면 에코센터 내 전시장에 들어가면 두통을 일으킬 정도의 신축 건물 특유의 악취가 발생해 제대로 된 관람이 힘든 상황이다.
특히 휘발성 화학물질에서 나는 냄새로 추정되는 해당 악취는 전시장 뿐 아니라 에코센터 전체에 발생하는데 일일 방문객 100여 명 중 대다수가 어린 아이들인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악취 제거 등 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에코센터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약칭 실내공기질법) 상 전시시설로 분류돼 지자체의 실내공기질 관리가 필요하지만 관할 시흥시는 악취 발생 사실을 알면서도 개관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실내공기질 측정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날 에코센터를 찾은 시민 A씨는 “전시장을 둘러보다 새집에서나 맡을 수 있을 법한 역겨운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스꺼워 바로 나왔다”면서 “어린 아이들이 냄새에 중독돼 병원 신세를 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을 어떻게 지었고 어떻게 관리하길래 이런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다”며 “관람객이 적은 이유가 냄새 때문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한 환경전문가 역시 “신축 건물이 충분한 환기를 통해 오염물질을 배출해 내지 않았을 경우 휘발성 유기화합물질로 인해 발암물질이 나오고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센터 측은 “냄새가 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외부 공기를 순환시켜 냄새를 환기시키면 기계오작동 우려가 있어 건물 관리상 불가피하게 원활한 환기를 시키지 못했는데 민원이 접수되고 있어 최대한 환기를 시키기는 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에코센터가 법적으로 실내공기질측정 대상인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관련 기관에 공기질측정을 의뢰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시흥=김원규기자 k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