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그루 죽어… 일부 재식재
이후에도 조경수 ‘시름 시름’
시행사·시공사·관리사무소 등
서로 법 근거 대며 책임 전가
LH, 용역업체 통해 조사 착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과거 주거환경 개선사업으로 인천지역에 건립한 한 아파트 단지 내 조경수들이 이유없이 수차례 고사하자 주민들이 원인규명과 해결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5일 LH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LH는 지난 2011년 남동구 만수동에 3천208세대 규모의 향촌휴먼시아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서 조경공사비 163억원을 투입, 소나무·왕벚나무·느티나무 등 조경수 7천280주를 식재했다.
하지만 조경수들은 어느 시기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고사해 버리기 일쑤였다.
이유도 알 수 없었다.
이에 따라 2013년 5월까지 ‘조경 유지관리’를 맡았던 LH 인천본부는 입주자대표회의와 함께 관리 의무 기간이 지난 같은 해 9월 합동조사를 진행, 고사한 조경수가 1천700그루라는 것을 확인한 뒤 일부 재식재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원인 모를 조경수 고사는 이어져 3년이 지난 현재 추가 고사 조경수는 대형소나무, 왕벚나무 등 1천400그루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LH 인천본부의 관리 의무가 끝난 뒤 조경수 유지관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맡고 있으며 여전히 조경수 고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주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시행사, 시공사, 관리사무소는 의무 관리 기간, 아파트 건립 당시 법 등을 근거로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
향촌휴먼시아 1단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향촌휴먼시아의 조경수들은 수목마다 다르지만 1~3번씩 교체됐음에도 결과는 늘 똑같았다”며 “배수나 토양 등 고사원인 분석없이 무작정 나무만 심어 또 죽을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초적인 관수와 시공의 잘못 등이 나무들을 죽게하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반발에 LH 인천본부는 이제서야 고사원인 규명을 위한 용역을 지난 5월 발주했으나 2차례 유찰된 뒤 최근 용역업체를 선정해 5일부터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LH 관계자는 “고사원인에 따라 설계의 잘못일수도 있고, 시공이나 관리의 잘못일 수도 있다”며 “설계가 고사의 원인이라면 LH의 책임일 것이고, 시공은 시공사 책임, 관리는 관리사무소의 책임이 되지만 일방적인 원인은 아닐것으로 예상되는 데 LH와 시공사 등이 적극적인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해명했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