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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 누구야?… 강한 인상남긴 신 스틸러

엄태구, 영화 ‘밀정’ 극 긴장감 불어넣어
부하 경찰 빰 때리며 분노하는 신 소름
김인권, 영화‘고산자’ 감초연기 빛나
극 중 내비게이션 개그 등 웃음 담당

 

7일 개봉한 영화 ‘밀정’을 본 뒤 인터넷에서 ‘엄태구’라는 이름을 검색해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또 송강호와 공유의 연기를 보러 갔다가 엄태구라는 배우가 눈에 들어왔다는 관객평도 제법 된다.

엄태구는 ‘밀정’에서 이정출(송강호)과 한 조를 이뤄 의열단의 뒤를 쫓는 또 다른 일본 경찰 하시모토로 나온다.

온몸의 촉을 세우고 먹잇감을 관찰하는 동물처럼 이정출과 의열단 사이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인물이다.

‘연기의 신’ 송강호와 서로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이 많지만, 전혀 밀리지 않는다.

부릅뜬 큰 눈과 짙은 눈썹, 걸걸한 목소리 등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도 만만치 않다.

특히 엄태구가 일을 제대로 처리못한 부하 경찰의 뺨을 연거푸 때리는 장면에서는 그의 분노가 스크린밖까지 전해져 소름이 끼칠 정도다.

엄태구는 지난달 25일 열린 시사회에서 이 장면을 찍을 때의 뒷얘기를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하시모토와) 제 실제 성격은 다르다. 누군가의 뺨을 때린 것은 처음”이라며 “한 번에 촬영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촬영이 끝난 뒤에는 피자를 사 들고 뺨을 맞은 배우를 찾아갔다”고 전했다.

김지운 감독은 그러나 “촬영은 4번이나 반복됐다”면서 “그때마다 엄태구가 악마적인 연기를 보여줬다”고 폭로했다. 엄태구는 그동안 수많은 영화에서 크고 작은 배역으로 존재감을 조금씩 드러내 왔다. 그렇게 차곡차곡 계단을 밟아오다 ‘밀정’에서 에너지와 연기력이 폭발했다.

‘밀정’의 하시모토역은 오디션을 거쳐 발탁됐다.

엄태구는 “오디션을 볼 때 너무 떨려서 계단 올라갈 때 딸꾹질이 났던 기억이 있다”고 토로했다.

김지운 감독은 엄태구에 대해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동물적인 섬뜩한 전율을 느끼게 한 배우”라고 평가했다.사실 엄태구는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2010)에서 ‘형사4’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밀정’에서 하시모토는 조선인이면서 어렸을 때 일본으로 귀화해 콤플렉스를 가진 일본 경찰로 나온다.

그래서 엄태구는 일본어 연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는 “아무리 준비해도 언어가 입에 붙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처음 해보는 일본어 대사를 무한 반복해서 연습했다”며 “일본어를 아예 할 줄 몰라 선생님께서 녹음해준 것을 거의 수천, 수만 번 계속 반복해서 들으며 연습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개봉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는 차승원의 묵직한 연기에 더해 김인권의 감초 연기가 빛을 발했다.

김인권은 고산자 김정호 곁에서 목판 제작을 돕는 바우로 등장한다.

김인권은 ‘히말라야’(2015), ‘타짜-신의 손’(2014), ‘신의 한수’(2014),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해운대’(2009) 등 다양한 작품에서 인간적 매력을 보여준 베테랑 배우다.

‘고산자’에서도 정감넘치는 친근한 캐릭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김인권은 “김정호가 숭고하고 위대한 인물이라면 바우는 그 반대편에서 해학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인권은 극 중 내비게이션 개그를 펼치는 등 웃음을 담당했다.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내비게이션 개그는 김정호와 지도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바우가 먼 미래에 내비게이션이 탄생을 예언하는 듯한 농담을 하는 부분을 말한다.

감초 연기의 달인인 김인권은 “사실 대본을 봤을 때 당황했다”며 “내가 이 영화에서 담당해야 할 게 개그였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사극에서 내비게이션 개그가 통할까 부담이 됐고, 강우석 감독을 볼 때마다 못 웃기면 죽일 것 같았다”면서 “그러나 대본대로 하니까 됐다. 그 안에 해학이 이미 다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김인권은 조각장이 캐릭터를 위해 실제 전문가에게 판각을 배우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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