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우리나라 역대 최고 규모인 진도 5.8 등 강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휴대전화가 불통되고,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전국민이 불안에 떨었다.
12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4분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점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역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4번째 규모로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 내남초등학교 부근이 진앙으로 확인됐다.
이어 오후 8시 32분쯤에는 경주 남남서쪽 8㎞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 발생했다.
지난 7월5일 오후 8시33분쯤 울산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지 약 두달여만에 다시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진도 5.8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다.
지금까지 최대 지진은 1980년 1월 8일 평북 의주서 일어난 규모 5.3이었다.
이날 지진 여파로 신경주역과 울산역 사이를 지나는 KTX 일부열차가 긴급정지하거나 운행했다.
또 부산 80층 고층 건물도 휘청거리는 등 경기도를 비롯한 서울, 울산, 대전,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특히 규모 5.8의 지진은 도내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강력했다.
경기재난안전본부에 지진 발생 직후 “흔들림이 느껴졌다”며 천여통의 문의전화가 걸려오는 등 각 지역 소방서에는 지진에 따른 신고 전화가 폭주했다.
국민안전처는 오후 8시10분 현재 지진 관련 119 신고가 1만2995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아파트 등 고층 건물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은 놀라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수원 영통구에 사는 주민 김모(여·33)씨는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는 도중 미세하게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는데 주민들이 곧이어 아이들손을 잡고 놀라서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며 “무서워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도 지진 발생 직후부터 통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 키웠다.
수원 송죽동에 직장을 둔 김모(33)씨는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고 있는데 건물이 5초가량 흔들리는 걸 느겼다”며 “혹시모를 사고를 대비해 가족에 안부전화를 했으나 이마져 불통, 불안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진에 따른 경주 월성 1~4호기, 신월성 1~2호기, 부산 기장 고리 1~4호기, 신고리 1~2호기 등 국내에서 운전 중인 원자력발전소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안경환·박국원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