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동급생에게 놀림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이 경찰 조사결과 모욕감을 느낄만한 심한 욕설과 함께 협박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19일 인천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인천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교 3학년생 A(15)군은 지난달 같은 학교 다른 반 동급생인 B(15)군과 전화통화를 하던 중 심한 욕설을 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이 확보한 휴대전화 녹취파일에는 B군이 “싸우자 그냥. 왜 까불어 짜증 나게. 엄마 없잖아. X새끼야. 엄마도 없는 애가 까부냐고. 아빠랑 같이 합의금 사기 치니깐 좋아”라고 A군에게 퍼붓는 목소리가 담겼으며, A군은 “왜 싸워야 하느냐”며 위축된 음성으로 대답했다.
이어 B군은 “학교 가기 전에 동인천 북광장에서 내리지. 내가 그리로 갈게. 너 때리러 간다니깐 X신아. 내가 애들 데리고 갈 테니까 합의금 더 받고 싶으면 애들한테 맞든가 학교 가서 신고해. 합의금 그런 거 안 무서워. 나 빵(구치소)에 가면 되니깐”이라고 몰아붙였다.
6분간 이어진 전화통화에서 B군과 함께 있던 또 다른 중학생도 전화를 바꿔 A군에게 욕설과 협박을 했다.
이와 관련 유족들은 “여러차례 B군으로부터 협박 전화를 받았지만 녹음한 것이 한 번일 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폭력에 시달리던 A군은 지난 4월 경찰서에 찾아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신고했으며, 병원에 열흘간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A군은 인천의 다른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당해 올해 5월 27일 지금의 학교로 전학했다.
B군은 추석 연휴인 9월 14일 A군의 페이스북에 과거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거론하며 “찌질한데 여자친구도 있느냐”고 놀렸고, A군은 다음 날 학생부의 학교폭력 담당 교사에게 신고했다.
한편 경찰은 A군이 다닌 학교 교사와 친구 등을 상대로도 학교폭력과 관련한 부분을 조사할 계획이다.
/인천=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