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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가려졌던 월북화가들 그림 이야기

北 미술 주요 특징 ‘사실주의 화풍’
고려대 정형렬 과장 200점 수집
명절 모습 등 캔버스 속 풍경 비슷

 

탈을 쓰고 한삼 소매자락을 휘날리며 추는 봉산탈춤을 그린 그림은 굵은 선을 바탕으로 인물의 원근감을 살려 생동감이 더해졌다.

보름달을 등진채 근육질의 위용과 매끈한 몸매를 뽐내며 바위 위에 오른 호랑이의 모습은 우렁찬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김승희의 ‘봉산탈춤 감상기’와 천창원의 ‘달밤의 호랑이 감상기’ 작품 이야기다.

우리에게 친근한 소재를 조금 다른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북한작가가 그린 것이다.

고려대학교 기초교육원 과장인 정형렬은 5년간 북한작가의 작품 200여점을 수집했다.

우연히 접한 호랑이 그림에서 그간 보지 못했던 위용과 힘을 느낀 저자는 이후로 꾸준히 북한작가의 작품을 수집하게 된 것.

저자는 200여점의 그림과 설명을 더한 ‘북한미술명작 200선 감상’을 펴내 북한미술의 이해를 돕는다.

북한 미술하면 북한에서 만들어진 폐쇄적인 미술로 보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책에 나온 그림에서 알 수 있듯, 우리 전래의 회화양식에 뿌리를 둔 역사성을 가진 우리 민족미술의 일부로 볼 수 있다.

북한 미술의 주요한 특징은 사실주의 화풍이다. 이는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예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경향이다.

아울러 주제화라는 양식을 통해 사회성 높은 그림을 양산, 최동일의 ‘우키시마호 폭침사건 감상기’ 같은 작품은 항일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묘사해 그간 보지 못했던 신선한 예술적 시각을 제시한다.

북한미술을 일부만 보고 몰개성적이거나 획일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통한 시각으로 주의 깊게 보면 사실주의적인 기조속에 인상파적인 거침없는 화풍, 힘이 넘쳐나고 묵직한 몰골기법의 채색 수묵화 등 작품의 소재에 따라 효과를 극대화시킨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은은하고 감칠맛 나는 색감을 바탕으로 한 미인도와 같은 아름다운 작품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 미술이 눈길을 끄는 것은 초가집이 있는 시골 풍경, 윳놀이를 하는 명절 모습 등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캔버스 속 풍경이다.

저자는 “북한과의 관계가 뒤숭숭하고 위험한 시기, 북한미술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경색된 관계가 문화적 정서적으로는 누그러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 계기로 남북한간에 갈라졌던 이질적 간극의 틈을 메우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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