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소주값에 이어 돼지고기, 음료수, 빙과류, 과자류 등 사람들이 평소에 즐겨먹는 먹을거리 가격이 계속 오른 가운데<본지 7월 5일자 1면 보도>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급등한데다 콜라, 맥주, 도시가스, 지역난방, 연탄가격까지 줄줄이 인상행렬에 동참하면서 서민들의 경제 사정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생필품과 공공요금의 잇딴 인상에 소비자들은 물론 관련단체들이 최근 시국이 혼란한 틈을 이용해 근거 없이 가격을 올렸다는 주장까지 제기,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배추가격이 공급량 감소로 인해 크게 오르면서 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전년 보다 13% 상승한 24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김장배추 생산량은 재배면적 감소와 주산지인 해남과 무안 등지의 작황 부진으로 전년(143만6천t)보다 14%가량 줄어든 123만3천t 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공급량 감소에 따라 올해 성수기 김장배추의 도매시장 가격은 상품 기준 포기 당 2천원 내외로, 평년 대비 가격이 크게 낮았던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김장배추 가격은 평년(2010~2014) 동기 대비 23% 하락한 1천384원이었다.
김장 성수기를 앞둔 11월 상순 현재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배추 도매가격은 전년(1천206원)에 비해 48% 상승한 1천780원 수준에 이른다.
배추가격 상승과 함께 맥주와 콜라 가격도 지난 1일부터 인상됐다.
오비맥주는 지난 2012년(5.89%) 이후 4년3개월 만에 카스, 카프리, 오비 등 국산 맥주 전 제품의 출고가를 약 6% 인상했으며, 코카콜라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코카콜라와 환타 2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했다.
다가오는 겨울철을 앞두고 이와 관련된 공공요금 역시 지난 1일부터 올랐다.
지난해 9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6.1% 올랐고, 도시가스 요금과 연동되는 지역난방 열요금도 4.73% 인상됐다.
산업부는 요금 인상으로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약 1천660만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요금이 3만2천427원에서 3만4천185원으로 1천758원 증가하고, 지역난방 아파트 전용면적 85㎡ 세대는 월평균 약 2천200원 정도 난방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서민들의 대표적 난방 연료인 연탄 가격도 7년 만인 지난달 4일 개당 500원에서 573원으로 인상됐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가격인상이 정말 불가피했던 것인지, 혼란스러운 틈을 탄 근거 없는 가격인상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식료품과 공공요금 등 서민경제와 직결된 품목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서민물가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물가감시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부 서모(35·수원)씨는 “올 들어 남편이 받아오는 월급을 제외하고 오르지 않은 것이 있나 싶을 정도”라며 “팍팍한 경제살림에 절약을 하려 해도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공공요금까지 오르는 마당에 정부가 서민들을 생각이나 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한숨지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