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자유대서 ‘제 4의 길’ 강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협치형 대통령제와 공유적 시장경제를 통해 정치·경제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투자유치 등을 위해 독일을 방문 중인 남 지사는 14일(현지시각)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 150여명을 대상으로 한 ‘독일의 경험에 비춘 대한민국 리빌딩, 제 4의 길’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밝혔다.
남 지사는 이 자리서 “한국은 독점적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과 측근 비리로 인해 리더십이 완전히 실종됐고, 국회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와 경제 모순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위기 상황에서 제 4의 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 공유를 통한 새로운 정치 시스템과 자원 공유를 통한 경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 시스템과 관련, 독일 연정을 정권 배분의 대표적인 예로 소개한 뒤 독일 시스템을 토대로 경기도가 구축한 새로운 연정모델을 설명했다.
남 지사는 “도민은 경기도의 대통령 격인 도지사를 직접 뽑았고, 부지사는 1당에서 추천했다. 또 각 당의 의석수대로 의회 지도자들이 장관으로 참여해 도정을 공동 운영한다”며 “독일의 시스템보다 한층 진화한 경기도식 연정을 장차 대통령과 의회가 협력하는 ‘협치형 대통령제’로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시스템과 관련해 공유적 시장경제를 소개한 남 지사는 “공공부문에서 플랫폼을 깔아주고 차별없이 서비스의 질과 양으로만 승부하라고 제안하는 비즈니스모델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경기도만의 공유적 시장경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경제 최전방 공격수는 삼성, 공격형 미드필더는 기술로 무장한 기업, 수비형 미드필더는 전통적 중소기업, 수비수는 서민의 삶을 지탱하는 협동조합”이라고 경제를 축구에 빗댄 뒤 “국가와 시장을 넘어선 공유적 시장경제 모델”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강연 후 연정의 구체적인 예를 묻는 질문에 “경기도는 의사 결정 과정을 야당과 공유하며 모든 과정을 생중계하고, 공무원이 자기 의견을 모니터로 바로 내보낼 수 있도록 한다. 권력의 공유와 쌍방향 소통에 의한 의사소통만 있으면 그 안에 스캔들은 있을 수 없다”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남 지사는 이날 하이코 빌(Heiko Biehl) 독일연방군 역사사회과학 연구소 소장, 한스 울리히(Hans-Ulich) 독일연방의회 국방위원회 사무처장과 모병제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