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퇴진을 요구해온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탈당이나 제3지대 합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외자 유치 등을 위해 독일을 방문 중인 남 지사는 15일 밤(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해체 후 재창당을 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이 정상적인 리더십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며 “현 지도부가 물러나고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현 지도부는 조기 전당대회를 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새누리당은 국민의 마음속에서 지워졌다”며 “지금 있는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 지도부를 바꿔서 그냥 간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당 대표가 빨리 물러나야 하고, 당 대표 뒤에 숨어 이 지경까지 만든 몇몇 ‘친박’ 핵심세력은 정계 은퇴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특히 “중대결심은 힘든 결정이 될 수 있으며 정치를 통한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다는 각오로 할 것”이라며 “지금이 ‘정계를 은퇴할 수도 있다’는 생각 아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가 ‘중대결심’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새누리당 탈당이나 제3지대 합류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 지사는 중대결심 시기에 대해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창당이라는 공감대에 합류하지 않고, 분칠로 얼굴만 바꾸자는 생각으로 시간을 끈다고 판단하면 결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태를 뒤에서 조종하고 방조한 친박과는 결연하고 갈라서야 한다. 친박은 정계 은퇴 선언하는 것이 제일 좋다”며 재창당 과정에 친박계는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남 지사는 “정치는 가장 먼저 국익을, 다음으로 정당을, 마지막으로 개인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한국 정치 상황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스캔들로 국민에게 버림받고, 새누리당은 몇 명 집단의 이익을 위해 공당 자체를 말려서 죽이려 하고 있다. 나라 걱정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