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경마직 처우열악 호소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종사자 구분
연차 등 최소한 고용보장도 못받아
유니폼 일방 변경 여직원 ‘모욕감’
무인발매기 도입·업무 평가시험
‘구조조정 꼼수?’ 불안감 시달려
<속보> 한국마사회가 시간제 근로자 수천여 명의 고용보험료를 십 년 넘게 납부하지 않는가 하면 법망을 피하고자 근로계약서를 체결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본보 12월 2·4일자 1면 보도) 수십년간 시간제 경마직으로 일해 온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마권발매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경우 최근 강압적인 유니폼 변경도 모자라 무인발매기 전면 도입 등으로 고용불안까지 호소하는 등 반발이 커지고 있다.
7일 한국마사회(이하 마사회) 등에 따르면 현재 마사회는 금·토·일 경마를 진행함에도 마권발매와 안내 등 시간제 경마직들의 경우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구성, 금요일 근무자와 토·일요일 근무자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많게는 40년 이상 근무하면서도 이들은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종사자로 구분돼 그동안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4대 보험 미적용뿐 아니라 퇴직금, 주휴일, 연차 등 최소한의 고용보장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사회는 최근 시간제 경마직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기존 유니폼을 변경, 개인 청바지에 흰색 남방을 입도록 규정하는가 하면 무인발매기 확대를 통해 진행직으로 전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기존 마권발매와 수납근무자들의 인원 감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4~5년 전 폐지됐던 업무 역량 평가시험도 내년부터 부활해 폐지 전 1년 1회에서 연 3회 실시해 점수가 낮은 인원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전형적인 구조조정의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시간제 경마직 A씨는 “지난 9월쯤 회사측에서 기존 매표소에 2~3명만 발매직으로 남기고, 무인발매기 전면 도입을 밝힌 후 안산, 시흥지사는 이미 무인발매기로 전환됐고, 본장도 진행중”이라며 “십년 넘게 일했는데 일방적으로 다른 일을 하라고 하면 관두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B씨는 “직원들의 의견에도 회사는 일방적으로 흰색 남방을 유니폼으로 결정했고, 주로 40~50대 아줌마들인데 모욕감을 느낄 정도로 불만이 많다”며 “노조의 요구로 4~5년 전 폐지된 업무역량 평가 시험도 조만간 재시행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점자는 재계약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무인발매기 도입에 따른 감원계획은 없고, 무인발매기 도입으로 발생되는 유휴인력은 다른 업무(운영부서)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라며 “또 밝고 젊은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청바지에 흰색 난방을 입도록 한 것으로,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고 협력과 이해를 통해 조화로운 관계를 맺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