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회식자리서 성희롱 발언
인천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이 여교사들을 포함한 교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과 막말을 일삼아 온 사실이 드러나 ‘중징계’가 예정된 가운데 해당 학교 학생들이 졸업장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A초교 교장 B씨는 지난해 11월 중순쯤 교사들과 함께한 회식자리에서 접대여성과 함께 술을 마실 수 있는 속칭 ‘방석집’에서의 경험담을 꺼내는 등 불쾌감을 조성했다.
또 “‘진달래 택시’라는 말을 아냐? ‘진짜 달래면 줄래? 택도 없다. 시X놈아’라는 뜻이다”라며 비속어와 성적인 농담을 수시로 던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교직원 전원과 일부 학부모가 집단민원을 제기했고 최근 시교육청은 감사를 실시했다.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은 집단민원 제기 후 교장 교체를 촉구하는 진정서도 시교육청과 관할 지역교육지원청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정서에는 “학생·학부모·교직원들과 소통이 없는 비민주적 학교 경영과 비인격적 행동으로 인한 학교 공포분위기 확산으로 학생들에게 끼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교장의 교체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진정서는 학부모 291명과 학생 140여명이 서명했다.
시교육청은 감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조만간 B교장을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중징계할 예정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겨울방학이 끝날 때까지 교장을 교체하지 않으면 수업은 물론 졸업장과 졸업식을 거부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B교장은 시교육청의 감사 이후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일부터 교사들을 한 명씩 불러 면담하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으며 진정서에 서명한 학생들도 부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B 교장은 전화연결이 불가능한 상태로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나 학생 색출 관련 이야기를 들었는 데 그렇게 할 경우 징계위원회에서 더 안 좋은 처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