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인천’ 수년째 표류
인천시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능가하는 시설을 표방한 ‘아트센터 인천’ 건립 프로젝트가 사업비 문제로 수년째 표류하며 개관시기 조차 정하지 못해 눈총을 사고 있다.
19일 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송도국제도시에 첫 삽을 뜬 아트센터가 9년이 지나도록 일부 시설만 지어놓고 채 부분개관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아트센터는 시가 세계최고 수준의 공연·전시시설을 짓겠다며 야심 차게 추진, 당초 2012년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사업추진과정에서 개발이익금과 건립비 규모를 둘러싸고 민간사업자와 인천시의회의 마찰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아트센터 건립비는 민간사업자인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송도에 아파트 단지를 개발해 얻은 이익금으로 문화단지를 건립, 부족한 사업비는 시가 조달할 계획이었다.
NSIC는 그동안 1단계로 지은 지하 2층, 지상 7층, 1천727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816대 지하주차장, 조경공사에 개발이익금 총액 2천616억 원에 육박하는 2천610억 원이 투입돼 사업 재원이 이미 고갈됐다는 입장이다.
현재 1천400석짜리 오페라하우스와 2만㎡ 규모의 미술관을 짓는 아트센터 2단계 사업에는 2천20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인천시의회는 아트센터 건립사업을 ‘총체적 부실사업’으로 비판하며 회계실사까지 요구해 현재 투입된 실제비용을 따져보는 용역을 진행 중이다.
시의회가 그동안 아트센터 1단계 공사에 투입된 사업비와 2단계 추정사업비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어 2단계 사업비에 대한 협의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시는 지난해 공사가 끝난 콘서트홀을 우선 개관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민간사업자로부터 2단계 사업 추진에 대한 확약을 받지 못한 채 콘서트홀을 우선 기증받으면 결국 ‘반쪽 시설’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이마저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회계실사를 오는 3월까지 마치고 NSIC의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과 연계해 2단계 사업 재원 마련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류정희기자 r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