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화성?동탄 택지개발지구 개발 과정에서 현상설계 공모에 당선된 주택건설업체에 택지를 특혜 분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0일 오전 ‘화성?동탄 개발지구 택지 특혜분양’ 기자회견을 갖고 현상설계응모 자격이 없는 현대산업개발(주), (주)한화건설, 삼성물산(주) 등 8개 민간건설업체가 지난해 12월 토공의 현상설계 공모에 응모해 당선, 수의계약을 통해 총 5만5천여평의 토지를 분양받았다고 특혜의혹을 주장했다.
경실련은 “현행법상 건축물 설계는 건축사만이 할 수 있고, 설계와 시공의 업무영역이 분명히 구분돼 있는데도 주택건설업체가 현상설계 공모에 응모했다”면서 “현상공모 당선업체를 공고시 발표한 3개에서 6개로 늘린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일반적으로는 설계공모 당선에 대한 대가로 설계권을 주는데 반해 화성?동탄지구에서는 공모 당선의 대가로 택지분양시 우선 분양권을 준 것도 일종의 특혜”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실련 측의 자료에 따르면 특혜 분양을 통해 8개 업체는 5만5천여평의 택지를 공급받아 아파트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총 2천675억원대의 이익을 챙겨 업체당 446억원대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설계공모 방식이 결정된 과정과 수상 건설업체가 당초 3개에서 6개로 확대된 이유, 심사위원 구성 및 심사결과 등을 공개하고 정확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공 측은 “건설업체가 설계 공모에 응모토록 한 것은 건설 주체 스스로 사업타당성을 검토해 실현가능한 안을 제시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설계업체는 당선을 위해 현실성 없는 구상안만을 내놓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토공은 또 “당선업체 수가 늘어난 것은 현상공모 등록결과 53개사가 몰려 응모자 수가 예상보다 많아 우수작품의 사장을 막고 우수작 제출업체에 시범단지 조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심사 전 이미 결정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