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멕시코 월드컵서 첫만남
허정무 태클에 마라도나 넘어져
2010년 남아공 월드컵때 재회
한국-아르헨티나 감독으로 만나
수원 조추첨 기념 레전드 매치
마라도나 “그때 태클 기억나”
소외계층에 관람권 50장 기증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의 성공개최를 위한 홍보 행사에 참석해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재회했다.
마라도나와 허정무 부총재는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선수로 만나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끈질긴 수비로 ‘진돗개’라는 별명이 붙은 허 부총재가 깊은 태클을 걸어 마라도나가 넘어졌고 아르헨티나 언론은 이 태클을 문제 삼아 ‘태권 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마라도나와 허 부총재는 14일 수원 화성행궁 앞 광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본선 조 추첨 기념 레전드 매치에서 만나 인사를 나눴다.
허 부총재가 일정 때문에 금방 자리를 떠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은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날 마라도나는 함께 참석한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출신 파블로 아이마르와 팀을 나눠 풋살게임과 과녁에 축구공을 차 점수를 올리는 ‘슛포러브’게임을 진행했다.
이날 이벤트에는 신태용 한국 U-20 대표팀 감독과 이관우 수원삼성 블루윙즈 12세 이하(U-12)팀 코치, 조영욱(고려대) 등 U-20 대표팀 선수들, U-20 월드컵 홍보대사인 배우 류준열 등이 참석했다.
풋살게임에서는 팀 마라도나가 혼자 3골을 뽑은 주장 마라도나의 활약을 앞세워 팀 아이마르를 4-3으로 꺾었고 2부 이벤트인 슛포러브에서도 팀 마라도나가 139-123으로 승리했다.
팀 마라도나는 이날 승리로 선수들의 이름으로 총 50장의 관람권을 소외 계층에 기증했다.
마라도나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허정무 부총재의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지는 사진을 선물로 받은 뒤 “모든 부상의 장면은 다 기억난다. 이 사진도 마찬가지다”라며 “큰 대회에서 일어났던 일이라 기억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마라도나는 이어 “유년 시절 가격이 저렴한 축구공을 사서 놀았다. 그렇게 축구와 인연을 이어왔는데, 어린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즐기는 마음 자세인 것 같다”라고 회상한 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이 많이 바뀌고 있다. FIFA가 바뀌는 과정에서 U-20 대회가 열리게 됐는데, 자부심을 느끼고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마르는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축구의 전설인 마라도나가 팬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세리머니 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마라도나가 말한 것처럼 즐기는 축구를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마라도나와 아이마르는 15일 대회 조 추첨식에 참가한 뒤 출국할 예정이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