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대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받는 금리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대출금리 평균은 연 3.69%(신규취급액 기준)로 대기업 대출금리(3.14%)보다 0.55%p 높았다.
2007년 0.63%p 벌어졌던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격차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금리 격차는 2012년 0.48%p에서 2013년 0.46%p로 떨어졌다가 2014년 0.50%p, 2015년 0.47%p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격차가 확대된 것은 대기업 대출금리가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2015년 3.40%에서 지난해 3.14%로 0.26%p 떨어졌지만, 중소기업은 3.87%에서 3.69%로 0.18%p 내리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인하한 효과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에 덜 미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의 리스크(위험) 관리가 중소기업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금리 차이가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대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1990년대 후반에는 대기업 대출금리가 중소기업보다 높았다.
그러나 2002년부터 은행들은 신용위험이 커진 중소기업에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엇갈리고 있는 점도 대기업-중소기업 간 금리 격차를 불러오고 있다.
한은의 기업경영분석 통계를 보면 2015년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107.7%로 전년(127.0%)보다 19.3%p 떨어진 반면,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61.4%에서 182.0%로 올랐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