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의 한 원룸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살인사건 범인은 살해 후 현장을 다시 방문해 시신에 불을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시흥경찰서는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시신이 일부 부패한 흔적이 발견됐다”라는 1차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원룸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신이 발견된 만큼, 시신이 부패했다는 것은 범인이 살인 범행 후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원룸에 다시 들러 시신에 불을 질렀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경찰은 범인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과수는 또 부검 결과 “사인은 예기(예리한 흉기)에 의한 목과 배 부위 치명상과 과다출혈로 추정된다”는 소견도 덧붙였다.
전날 오전 7시 55분쯤 시흥시 정왕동 한 4층짜리 원룸 3층에서 A(38·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은 상반신에 박스와 옷가지 등이 올려진 채 불에 탔고, 얼굴과 지문 등이 불에 일부 훼손된 상태였다.
경찰은 수차례 흉기 상흔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누군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에 불을 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신원이 확인된 만큼 주변인 조사를 통해 용의자를 가려낸다는 계획이다.
/시흥=김원규기자 k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