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시민 숨진채 발견되는 등
각종 사건 해결 도움 안돼
저화질·치안 사각지대 여전
시, 올해 150개소 600대 추가
낡은 카메라 227대 최신형 교체
수원시가 시민들의 안전지킴이 역할을 위해 관내 곳곳에 수천여 개의 CCTV를 설치, ‘안전도시 수원’을 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건 해결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29일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생명과학부 건물 1층 개인사물함에서 2억 원의 현금뭉치가 발견됐다.
경찰은 학교 내는 물론 주변 CCTV까지 확인하며 범죄 연관성 등 돈의 출처를 찾기 위한 수사를 펼치고 있지만 2주째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지직장애 3급인 A(44)씨가 아버지와 함께 수원시내 한 교회에 갔다가 아버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 A씨가 교회 주변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 후 경찰은 수원시내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확인했지만 동선이 전혀 파악되지 않았고, A씨는 결국 실종 이틀 후인 14일 오전 교회에서 10여㎞ 떨어진 화성시 진안동의 한 도로 횡단보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각종 사건에 중요한 단서로 활용되는 CCTV가 수원 전역에 총 7천여대 가까이 설치돼 있는가 하면 시 역시 이를 통해 범죄 예방은 물론 범인 검거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안전도시 수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달리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사건에는 범인 검거는커녕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민 박모(41)씨는 “얼마전 CCTV가 수천여대 설치돼 있어 안전한 도시라는 보도를 접했는데 며칠 후 실종됐던 시민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엄한 곳에 혈세낭비 말고 정말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곳에 예산을 써 ‘안전도시 수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한 관계자는 “일부 CCTV의 화질이 낮거나 아예 설치되지 않은 곳의 경우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라며 “CCTV가 범인 검거 등 사건 해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시에 계속해서 협조를 요청해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CCTV가 시 전역에 설치돼 있다고 해서 모든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무조건 검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CCTV가 설치돼 있어 혹시 모를 사고나 사건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차원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올해 안전사각지대 150개소에 600대를 더 설치할 예정이며, 낡은 감시카메라 227대도 최신형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