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건 꽤나 외롭고 고된 길이다. 하지만 그 쓸쓸한 길을 지독한 뚝심으로 묵묵하게 걸어가는 한 젊은이가 있다. 그의 이름은 김광빈(31세, 고향 훈춘), 7년간의 꾸준한 노력으로 우리 민족의 전통활-각궁 복원에 성공한 조선족청년이다.
지난 18일, 걸음은 조금 느리지만 누구보다 치렬하게 자신만의 큰 꿈을 실현해나가고있는 그를 연변대학 활터인 동호정에서 만났다.
김광빈씨는 2010년 연변대학교 체육학과에 입학하여 4년간 궁도를 전공하며 궁도부 팀장을 력임했다. 활쏘기를 통하여 우리 민족 전통체육문화의 매력에 빠짐과 동시에 우리 민족의 전통각궁을 복원하려는 일념으로 대학교 2학년부터 각궁제작 공부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2014년, 졸업식을 마친 그는 취업에 바삐 돌아치는 젊은이들속에서 혼연 단신으로 각궁제작 공부를 위해 한국의 궁장을 찾아 떠났다.
“전통활 각궁은 우리 선조들의 생활이자 국운을 좌우하던 무기였어요. 그러나 많은 전통공예품이 그렇듯 전통활도 이제 하나의 장식품에 지나지 않게 돼버렸어요.”
전통활문화에 대한 진한 애정과 안타까움이 교차해 더욱더 이 길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됐다고 김광빈씨는 말한다.
본격적으로 전통 각궁복원의 꿈을 펼쳐보이려는 큰 포부를 지니고 2015년 봄 고향에 돌아왔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4살적 아버지를 여의고 변변치 않은 생활을 해온 그에게 거처 마련부터 활제작에 필요한 각종 설비들을 갖출 자금을 마련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말로 다 설명해드릴순 없지만 정말 힘든 시기였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에겐 포기할수 없는 꿈이 있었으니깐요.”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도 이겨낼수 있었던 리유에 대해 김광빈씨는 꼭 이루고싶었던 꿈이 있었기때문이라고 말한다. 세상이 변해 전통활을 찾는이들은 줄었지만 이를 지켜가고있는 그의 자부심에는 흔들림이 없어보였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2015년 겨울 그에게도 드디여 자신만의 작은 공방이 생겼다. 불과 2년도 안되는 사이 전국 각 지역에서 그를 찾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늘어나고있다. 얼마전에는 통화사범대학에서 그가 만든 활을 교재용으로 쓰고싶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기쁨을 더해주고있다. 올해 8월, 송원에서 열리는 전 성 소수민족운동회 전통활경기에서도 그가 제작한 각궁으로 출전하게 되는 선수들이 줄을 잇고있다.
활제작은 긴 시간에 걸쳐 한가지 절차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작업이다. 예로부터 ‘체구’는 작으나 성능이 뛰여나 주변의 타민족으로부터 각광을 받아온 각궁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김광빈씨는 오늘도 굳은 살이 박힌 두손으로 열심히 작업에 몰두중이다.
김광빈씨는 언젠가 조선족의 명분으로 세계 각지에 우리 민족의 전통활을 공급할수 있는 그날을 꿈꾸고있다. 그렇다면 잊혀져가는 전통을 지키고저 청춘을 불태우고있는 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것이 무엇일가? 김광빈씨는 “전통활 복원사업에 대한 긍정과 관심”이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글·사진=민미령 기자·최미경 실습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