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살이 갓 넘은 유아를 키우는 김모(37·여·원천동)씨는 최근 경쟁이 높은 시립어린이집에 아이가 다니게 되는 등 여러 사정으로 송죽동 소재 어린이집 근처에 전세 아파트를 얻기 위해 일주일간 인터넷을 통해 전세 물량을 물색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부동산업체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매매를 제외한 전세 아파트는 물론 가격 대비 저렴하고 괜찮은 빌라 물량도 나오는대로 예약 물량 등으로 모두 소진되는 등 말 그대로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김 씨는 “부동산업체 측에선 인근지역이 재개발·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전세 물량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며 “현 재정상황 등을 고려하다 보니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전세난이 심각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경기도내 재개발·재건축 등 일반정비사업 완료에 따른 이주수요 시기가 다가오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3일 부동산114 및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도내 일반정비구역(주건환경개선 및 관리, 도시환경 제외) 중 재개발·재건축 구역은 모두 317곳(재개발 160곳·재건축 157곳)으로, 이 중 정비예정구역 104곳(재개발 71곳·재건축 33곳), 추진단계구역 161곳(재개발 82곳·재건축 79곳), 준공 52곳(재개발 7곳·재건축 45곳)이다.
추진단계구역에는 정비구역 지정과 추진위원회 및 조합 설립, 사업시행, 관리처분, 착공 등이 포함됐다.
정비예정구역과 추진단계구역을 지역별로 보면 안산 43곳, 남양주 27곳, 안양 25곳, 수원 21곳, 성남 18곳, 파주 16곳, 부천 15곳, 의정부 13곳, 화성·시흥 11곳, 과천 10곳, 용인·의왕·양주 9곳, 고양 8곳, 구리 6곳, 광명 4곳, 평택 3곳, 하남·동두천 2곳, 오산·이천·안성 1곳이다.
특히 추진 중인 구역의 대부분 사업 완료 시기가 내년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로, 추후 3년 정도면 재건축·재개발 입주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을 통해 기존 1천406가구에서 2천271가구로 865가구가 늘어나는 수원 장안구 정자동 530-6 일원 구역은 2019년 완료일이 예정돼 있으며, 조합설립을 끝낸 성남 수정구 산성동 1천336번지 일원은 2020년 재개발 사업이 끝난다.
수원 A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이주를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싼 빌라나 인근지역에 자리잡고 있으며, 추후 입주 물량이 많은 경기남부에 이동할 확률이 크다”며 “앞으로 해당 지역의 전·월세대란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