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통한 정권 인수·인계 과정없이 국정운영 돌입
국정과제·정부조직 개편 담당 靑비서진 구성 ‘0순위’
내각 구성 한달 걸려… 청문회 통과 野와 협치 시험대
사드·한미FTA·한중 통상문제 등 외교현안도 풀어야
새 대통령은 5월 10일 선거 결과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취임한다.
두 달여 인수위원회를 통해 정권 인수·인계 작업을 거치는 과정도 없이 바로 국정의 키를 잡아야 한다. 더구나 새 대통령이 맞닥뜨릴 정치 현실은 엄중하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권과 협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정운영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또 4차 산업혁명의 격변기 속에서 경제의 동력을 다시 살려야 하고, 동북아 안보 지형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이다.
그런 차원에서 새 대통령은 취임 100일에 대한 확고한 마스터 플랜을 갖고 취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출범 초기 인사는…청와대 참모진 구성이 ‘급선무’
새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청문회를 거칠 필요가 없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 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 구성이다.
무엇보다 차기 정부의 첫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정과제 선정 작업과 정부 조직 개편, 각료 인선 작업에 상당한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선에 실수가 없어야 한다.
또 국무총리나 장관 등에 대한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 임명도 중요하다.
민정수석 임명이 늦어질 경우 각료 인선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새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구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검증의 ‘노하우’를 가진 지난 정부의 민정수석실 직원들이 일정 부분 검증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의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무수석은 야당과의 소통 채널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국무총리와 장관에 대한 청문회 과정은 협치를 가늠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출범 초기 박근혜 정부 각료와 ‘동거’해야 할 수도
새 정부는 인수위원회 기간이 없기 때문에 청문회 절차를 거쳐 내각 구성을 마무리하는 데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새 대통령은 취임 초기 상당 기간 박근혜 정부의 각료와 ‘어색한 동거’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장·차관들은 새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곧바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정쇄신 차원에서 각 부처 1급 공무원도 일괄 사표를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어느 정도 선까지 사표를 수리할지는 전적으로 새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다.
모든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다면 국무위원 정족수 11명을 채울 수 없어 국무회의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출범 초기 반드시 처리해야 할 안건이 없다면 굳이 국무회의를 열 필요가 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25일 취임했지만, 국무회의는 2주가 지난 3월 11일에야 처음 열렸다.
◇외교·안보 현안 해결 ‘급선무’…일자리 창출도 주요 현안
새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곧바로 총리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내각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국무총리와 장관에 대한 인사가 지연되면 국정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 비서관을 역임한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가능한 한 빨리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를 뽑아 청문회를 해야 한다”며 “이전 정부 인사라도 역량이 있으면 충분히 활용해 국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새 대통령은 당선 직후에 대국민 회견 등을 통해서 향후 국가를 어떻게 경영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 정부가 출범 초기 해결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
북핵 문제와 최근 논란이 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미 통상 문제, 사드 보복에서 비롯된 한·중 통상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사드 문제를 비롯해 외교·안보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성장이 굳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제 문제도 주요 현안이다.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성장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