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곽은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이채로운 풍경 덕분에 관광객을 끌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그러나 성곽을 옆에 두고 살아온 주민들에게는 의미가 다르다. 아빠 등에 엎혀 성곽길을 걸었던 기억, 친구들과 성곽을 뛰어다니며 잠자리를 잡았던 기억 등 삶의 한자락을 추억할 수 있는 보물상자와 같다.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수원 화성을 가다’는 성곽에 얽힌 보물과 같은 이야기를 모은 전시다.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는 수원화성과 성곽이 가진 가치를 예술적으로 풀어내고자 성곽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수원화성을 비롯해 행주산성, 공산성, 남한산성, 동래성, 해미읍성, 낙안읍성, 독산성, 진주성, 상당산성을 접하고 있는 11개 지부 176명 작가가 모여 각 성곽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작품으로 완성했다.
작품들은 단순히 성곽 풍경이 아닌, 그 곳에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하얗게 눈이 쌓인 수원화성과 진달래와 개나리가 만개한 모습까지 성곽의 사계절이 한자리에서 펼쳐질 뿐 아니라 문화재 보호를 위해 개발이 더딘 마을 풍경도 생생하게 담겼다.
이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성곽 곁에서 울고 웃으며 하루하루를 꾸려나가는 우리의 삶이 전시를 완성한다.
이영길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장은 “각 지역의 성곽이 품고 있는 예술적 가치를 제시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수원화성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뿐 아니라 지역간에 문화 교류를 활성화 할 수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14일까지 이어진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