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제로’ 실현을 천명하면서 그 여파가 각 지자체는 물론 금융권 등 민간기업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22일 관련기관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자리를 통해 올해 안으로 공사 소속 간접고용노동자를 포함한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광역시 등 각 지자체, 은행을 비롯한 민간기업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시는 올해 안으로 본청을 포함한 산하 공기업의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대구시설공단 비정규직 135명을 하반기에 정규직으로 바꾸고, 내년 말까지 본청, 대구도시철도공사, 상수도사업본부 등 산하기관에서 간접 고용한 비정규직 580여명도 단계로 정규직화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올해 안에 비정규직 696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경북도는 산하 출자·출연기관 30곳 비정규직을 단계별로 정규직으로 만든다.
세종시도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으며, 인천시 역시 다음달 중 정부 기준인건비 규모가 나오면 수요 조사를 거쳐 비정규직 436명 가운데 정규직 전환 규모를 확정하기로 했다.
경기도내 지자체인 수원시도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발맞춰 시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개선에 나선다.
시는 정부에 제시한 정책제안서를 통해 새로운 공공일자리(5만1천312명)와 신규일자리(2만6천744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1천615명)와 일자리나누기(1만262명)를 통해 전국적으로 총 8만9천933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도 정규직 전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3월 말 기준 비정규직 781명 가운데 변호사 등을 제외한 단순 사무인력 169명 중 40%(70여 명)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다음달부터 사무인력을 기존 기간제 대신 정규직 채용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NH농협은행(18.1%)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현대카드와 신한카드 등 카드사도 정부 기조에 따라 점진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간기업 중에선 SK그룹이 물꼬를 텄다.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를 설립해 하청 대리점 직원 5천200여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방침이다.
도내 A대기업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맞춰 지자체, 공기업, 금융권은 물론 민간기업까지 동참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비슷한 형태의 하도급 계약을 맺은 다른 (대)기업에도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