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은 인간의 감정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장르다.
화이트큐브에서 미술품을 관람하고 정서를 공유했던 대중들은 수동적으로 작품을 배회하는 기성예술에 대한 대안을 찾았고 2010년 전후로 대중이 적극적으로 예술에 개입하는 커뮤니티 아트가 등장했다.
예술이 코딩과 디코딩이 필요한 상징적 재현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적 차원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영역이 확장된 예술은 개인의 이야기, 나아가 공동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따라서 예술적 행위가 이뤄지는 장소는 제한이 없어졌다. 시장, 마을, 공단까지 예술가와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예술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됐다.
다문화가 공존하는 안산에도 지역의 이야기를 담는 예술공간이 있어 눈길을 끈다.
원곡동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예술로 표현하는 작업을 했던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는 노동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안산유통상가로 자리를 옮겼고, 그 첫 번째 전시로 ‘참여적 전회’를 준비했다. 참여의 문제에 집중한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적 플랫폼을 구축해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홈페이지에 괴담을 수집하는 구수현 작가를 비롯해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일시적 공동체를 조직하는 다이애나 밴드, 개인의 사연을 담은 칵테일을 만드는 최세진, 노동의 행위를 셀피와 접목해 체험할 수 있도록 꾸민 노들유령, 공단 내부에 농구 골대를 설치해 낯선 장소를 재탄생시킨 안민욱까지 5팀이 참여했다.

인쇄소, 정비소 등 노동의 현장이 집약된 안산유통상가에서 펼쳐지는 유희의 현장은 생경하지만, 예술이 대중과 만나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지 직접 체험할 수 있어 흥미롭다.
전시 관계자는 “전시의 핵심은 미학적 가치를 작품과 관객 사이에서 계속해서 수행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유용성, 공익성, 정치적 올바름 같은 윤리적 가치를 강조하기보다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시를 통해 다양한 미학적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는 안산유통상가 2차 E동 301호이며,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금·토·일요일에 문을 연다. 각각의 작업은 현장접수로 참여할 수 있다.
/민경화기자 mk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