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이하연, 황예나의 ‘4자대면’ 전시가 오는 15일까지 수원 예술공간봄에서 열린다.
‘삼자대면’은 어떤 사건과 관련해 원고와 피고, 증인이 만나 시비를 가리는 과정을 말한다.
김기영, 이하연, 황예나 세 작가는 관람객이라는 한 사람을 더해 ‘4자대면’ 전시를 기획, 관람객이 작품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세 작가는 이제 막 사회로 뛰어든 젊은 작가로서의 고민과 인생에 대한 철학을 그들만의 작업을 통해 털어놓는다.
김기영 작가는 가지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많고, 얻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이 더 많은 요즘의 젊은이들을 도마뱀에 투영했다.
생존하기 위해 자신의 꼬리를 스스로 자르는 도마뱀은 포기를 가장 먼저 배운 현대인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절위복’ 시리즈를 통해 ‘좌절을 자절한다.(좌절을 스스로 잘라낸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황예나 작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겪는 감정을 작품으로 기록했다. 그는 ‘face inner side’ 작품은 사라진 기억 속에 남은 잔상을 시각화했다.
이하연 작가는 피할 수 없이 부딪히는 사회의 부조리함과 자신의 신념사이에서 갈등하는 고뇌의 흔적을 작업으로 선보인다.
한편 전시장 옆에 마련된 작은 공간, 자기만의방에서는 김동희 작가의 ‘어리석음은 언제나 악착같은 것이다’ 전시가 이어진다.
김동희 작가는 죽음과 이별이 반복되는 삶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그의 ‘놓아줘’ 프로젝트는 작가의 늙고 병들어가는 반려견에 대한 기록물이며, 자신의 반려견에 대한 일종의 자기반성으로 시작해 ‘어리석음이 언제나 악착같이’ 발현되는 지점을 촬영한 결과물이다.
김 작가의 이러한 작업은 생명윤리가 무뎌진 현대인의 삶에 작은 파장을 일으키며, 죽음과 이별의 순간들을 솔직하게 마주하게 하고 자기반성의 기회를 준다. 월요일 휴관.(문의: 031-244-4519, spacenoon@hanmail.net)/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