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추미애 의원을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하고 탄핵 역풍 돌파를 시도하고 있으나 추 의원이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민주당 내홍사태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23일 탄핵 추진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 온 추 의원을 17대 총선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하고 탄핵역풍 돌파를 시도하고 나왔다.
그러나 직접 당사자인 추 의원이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당 지도부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강운태 사무총장은 이날 열린 상임중앙위원회 간담회에서 "추 의원 측과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아직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다.
강 총장은 이어 "백의종군 이야기도 나오고, 또 애당심도 강한 분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간접적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진통은 선대위 진용을 새 인물로 완전히 다시 짜야 한다는 추 의원 측과 이를 여전히 견제하고 있는 당권파 사이에 막바지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당내 소장파 핵심인 장성민 청년위원장은 "추의원이 전날 중앙위원회의가 자신을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한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한나라당 임시전당대회 결과를 지켜본 뒤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추 의원은 그동안 총선 공천권 보장 등을 선대위 참여 조건으로 내걸어왔다는 점에서 향후 선거대책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당권파와의 관계 설정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 전면 퇴진과 탄핵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 단식 농성중인 설훈 의원도 중앙위원회의 수습방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당 지도부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설 의원은 그러면서 "참 답답하고, 또 한심하다"며 "조대표 등 지휘부가 그냥 그대로 있어야 한다는 결정을 했다면 정말 이해를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도부가 추미애 의원을 단독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추대키로 한 데 대해 "현 지도부가 그대로 있는 한 추의원은 선대위원장을 수락치 않을 것이며, 당 지도부가 전면 퇴진한 뒤 추 의원 보고 직접 나서 선거를 치러보라고 하면 수락할 것"이라며 지도부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설 의원은 특히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과 관련, "지도부가 퇴진과 탄핵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런 방법을 쓸 마음들이 모두 생길 것"이라며 "아직 정확하게 말하긴 힘들지만 주변 동지들과 상의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민주당은 이처럼 내홍의 불씨가 여전한 가운데 추 의원의 최종 결단이 탄핵 역풍으로 침몰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해낼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