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인천점 ‘트릭: 감각을 속이다’전 내달 28일까지
예술가들은 눈에 보이는 것 이면에 있는 진실을 추구하면서 원근법, 일루젼과 같은 트릭의 기법을 사용해왔다.
트릭은 진실된 세계의 반대적인 의미인 동시에 그 세계가 존재해야지만 정의될 수 있는 그림자와 같다.
이는 진실이란 트릭의 부재이며 속임수에는 진실이 없다는 양가적 특성 때문에 서로의 부재를 통해 그 의미를 입증하는 것이다.
신세계갤러리 인천점은 다음달 28일까지 ‘트릭: 감각을 속이다’ 전시를 개최, 트릭(Trick)으로 채워진 예술 공간에서 재미있는 현대미술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전시에 참여한 노동식, 윤민섭, 정소연, 최종희, 황선태 5명의 작가는 환영과 현실, 일상과 상상,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들며 인간의 무의식과 욕망을 파고든다.
수백 마리의 모기와 2m의 거대한 모기향 조각으로 완성된 노동식의 ‘애애애앵~’은 지난 여름의 기억과 상상력을 끌어내며 작가 황선태는 나른하고 평범한 일상의 풍경을 유리, 형태의 생략, 조작되고 설정된 빛을 통해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난 낯선 시간을 담은 생경한 풍경으로 변모시킨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작업의 모티프로 하는 윤민섭 작가는 동네사람들, 내 방 풍경 등 익숙한 것을 플라스틱 막대를 재료로 갤러리 공간에 드로잉의 형태로 연출했다.
또한 투영의 특성을 지닌 거울을 이용한 작가 최종희는 ‘Mirror in the Mirror’ 작품을 통해 실재하는 것과 눈에 보이는 것, 그리고 바라보는 이의 인식 안의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한편 안과 밖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정소연의 회화 작품은 가상과 실재,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든다. 회화 속에 그려진 창문 안으로 거대한 미로와 우연으로 가장한 또 다른 세계의 초현실적 풍경이 공존한다.
예술에서 환상, 우연으로 가장된 트릭은 우리의 잠재적 감각을 일깨우며 진실을 추구하기 위한 통로의 역할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속임수와 같은 재미있는 예술작품을 통해 어느 것이 실재하는 가치인지에 대해 즐거운 사색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