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정남석
와이프 친구가 리모델링을 했다
어떻게 예뻐졌는지 궁금해 죽겠다
섞여 살지 않는 집이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입주한지 30년 우리집
갱년기 문도 삐걱거리고,
와이프는 어설픈 동작으로 새로운 구조를 설명하지만
그래서 어떻데 하고 물어볼 수 없다
길을 가다가도 예쁜 집이 보이면 내부를 떠올린다
인테리어 간판만 봐도 그 집이 떠오른다.
-시집 ‘보들레르 알레르기’중에서
수십 년 살아온 부부이고, 수십 년 살아온 집이다. 사람들은 세상 흐름에 따라 얼굴도 쉬이 고치게 되고, 집안 리모델링도 쉬이 하게 되지만, 그 리모델링이 인간 감정의 본질에 얼마나 변화를 줄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변화를 주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 때도 물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상 리모델링을 꿈꾼다. 비록 혁명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변화를 추구하는 마음은 늘 신선하다. /장종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