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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흘린 술이 반이다

흘린 술이 반이다

/이혜선

그 인사동 포장마차 술자리의 화두는
‘흘린 술이 반이다’

연속극 보며 훌쩍이는 내 눈, 턱 밑에 와서
“우리 애기 또 우네” 일삼아 놀리던 그이
요즘 들어 누가 슬픈 얘기만 해도
그이가 먼저 눈물 그렁그렁
오늘도 퇴근길에 라디오 들으며 한참 울다가 서둘러 왔다는 그이

새끼제비 날아간 저녁밥상, 마주 앉은 희끗한 머리칼
둘이 서로 측은히 건네다 본다

흘린 술이 반이기 때문일까
함께 마셔야 할 술이 반쯤 남았다고
믿고 싶은 눈짓일까
안 보이는 술병 속에,


 

살아가면서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정치적인 의견이든 관계적 형식이든 점잖게 살아가는 일이 욕심에서 비롯되는 일이고 그 욕심 없이는 지탱할 수 없는 삶의 미학적인 구조이다. 삶의 고개를 넘다가 문득 뒤돌아보면, 평범한 나날의 귀한 보물을 헛되이 흘려보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잊어버릴 때도 많다. 삶이란, 생명이란, 가늠할 수 없기에 더 귀하고 소중한지 모른다. 남은 삶의 도화지에 자신만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가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겠지만 오늘 하루도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갈 일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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