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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샀으니 완장 차라” 동심 울리는 유치원 상술

도내 일부 사립유치원 앨범 제작
1년 수료기념 9만~20만원 판매
“차별대우 등 사실상 구매 종용
어쩔 수 없이 신청” 학부모 원성

사례1. 화성시 반송동의 A유치원에 6세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 김모(35·여)씨는 지난 3월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아이가 1년간 유치원에서 생활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모아 DVD로 제작했으니 구매의사가 있는 학부모는 20만 원을 입금 해달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구매하지 않으면 혹시 차별대우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 이후 유치원에서는 DVD 구매 아이들만 모두 완장을 팔에 두르고 생활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차별대우를 해 며칠간 아이가 원에 가지 않았다.



사례2. 화성 동탄신도시 내 B유치원에 5세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 김모(35·여)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얼마 전 유치원에서 5세반 수료를 기념해 아이의 모습을 담은 앨범을 제작하니 구매할 학부모는 계좌로 10만원을 입금하라고 했다. 아이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돈벌이를 하는 행태에 크게 실망했지만, 행여 아이에게 또 다른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결국 김씨는 앨범을 구매했다.



29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초·중·고교에서 제작하는 졸업앨범과 같은 의미로 5·6·7세 마다 매년 수료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판매하는 앨범이나 DVD의 가격이 적게는 9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설유치원과 달리 이처럼 사립유치원의 경우 특별활동비 등 기타 비용이 추가돼 가뜩이나 학부모들이 허리가 휠 정도로 과도한 교육비 부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마다 관행처럼 앨범이나 DVD 제작 비용까지 떠안게 되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김씨는 “평소에도 틈만 나면 ‘돈 내라’고 하더니 이제는 수십만원씩 하는 DVD를 완장까지 채워주며 사실상 구매를 종용하고 있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며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럴 수도 없고, 학부모들에게 부담만 주는 이런 관행은 하루빨리 사라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그나마 지역에선 꽤 유명한 곳인데 다른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앨범을 제작해 판매한다는 사실이 참 실망스럽다”며 “부담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구매를 하긴 했는데 매년 할 수도 없고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도내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앨범이나 DVD는 수료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하는 것이고, 비용이 부담되는 학부모들은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고, 도교육청 관계자는 “(앨범이나 DVD 제작 판매 관련)학부모가 부담을 느끼는 것도 문제지만 운영위원회 등 절차를 거쳐 정당하게 추진됐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지역교육청에서 지도·감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상훈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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