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신중년 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기업 채용공고에 공개된 자격요건과 우대조건을 모두 갖추었는데 서류 탈락하거나 면접에서 정말 답변을 잘한 것 같은데 불합격했다고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신중년 입장에서는 채용 단계별 불합격 사유를 정확히 알게 되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보완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업이 불합격 사유를 고지할 의무가 없다 보니 내가 무엇이 부족해서 떨어졌는지 알 길이 없다.

불합격사유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공식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비공개 채용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취업포털 조사에 따르면 기업 5곳 중 2곳인 40.3%가 채용 공고상에는 밝히지 않은 비공개 채용조건이 있다고 밝혔다.

또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이 47.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중소기업은 40.1%, 중견기업은 38.6%가 비공개 채용조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중년이 많이 취업을 하는 중소기업도 40.1%나 비공개 채용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비공개 조건이 나이, 성별, 거주 지역, 음주유무 등이다. 이러한 내부적으로 존재하는 비공개 자격 조건이 맞지 않아 탈락시킨 지원자가 있다고 답한 기업이 무려 89.2%나 된다.

따라서 자신의 불합격 사유를 자신의 경력이나 역량의 부족 문제로만 접근할 필요는 없다. 비공개 자격 조건에 안 맞아서 불합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신중년들은 이러한 기업 내 존재하는 비공개 자격조건이 무엇이 있는지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취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산업의 특성, 기업문화, 직무 성격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 공개적으로 오픈하지 못하는 조건이 무엇이 있을지를 추론하고 기업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불식시켜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같은 신중년이라도 50대를 선호하는 기업에 60대가 지원을 하면 아무리 다른 스펙이 좋다고 하더라도 불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기업의 70%가 나이가 많은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하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원하는 기업에서 선호하는 연령대가 어떻게 되는지 파악하고 자신의 나이가 선호 연령보다 높다면 기업의 우려를 불식시켜 줄 수 있는 강점을 전략적으로 어필을 해야 한다.

특정 산업과 직무에서 선호하는 성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장직, 영업직 등 강도 높은 체력이 요구되고 업무 상 야근, 출장, 고객 접대 등이 빈번한 경우에는 남성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 분야로 지원하는 여성은 선입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직무에 대한 강한 목표의식과 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실하게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 채용담당자 약 88%가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의 거주지가 어딘지 출퇴근 거리를 관심 있게 본다. 출퇴근 거리가 멀게 되면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고 야근, 휴일 근무가 어렵기 때문에 꺼려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거주지와 출퇴근 거리가 먼 회사를 지원할 경우에는 회사 인근으로 주소지를 옮겨서 이력서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퇴근 거리가 멀 경우 서류전형에서 불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 면접과정에서 “출퇴근은 어떻게 할꺼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편도로 출근하는데 1시간 30분 이상 소요가 된다면 회사 인근으로 이사를 해서라도 출근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논리로 답변하는게 좋다.

마지막으로 주량 문제는 영업 등 고객 접대가 많은 직무에서 주로 질문한다. 하지만 술을 잘 마시면 조직 융화, 대인관계가 좋을 것이란 선입견이 존재하기 때문에 직무 상관없이 물어보는 경우가 많이 있다. 따라서 잘 마시진 못하더라도 술 분위기를 좋아한다거나 술자리 자체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답변하는게 좋다.

신중년은 기업에서 공개하지 않는 비공개 자격요건의 유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입사 지원 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