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지난해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자 억대의 예산을 들여 야심 차게 추진한 ‘노란 발자국’이 훼손된 채 방치되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6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남부청은 지난해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업비 1억9천여만 원을 투입, ‘노란 발자국, 노란 정지선, 양옆을 살펴요’라고 적힌 스티커 등을 제작해 관내 903개 초교 앞 횡단보도에 설치했다.
‘노란 발자국’은 차도로부터 1m 정도 떨어진 횡단보도 앞 인도에 노란발자국과 노란정지선을 그려 아이들이 그 위에서 신호를 기다리도록 유도하는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당시 경기남부청이 추진한 ‘노란 발자국’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제9회 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 최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전 경기남부경찰청장이 적극적으로 추진,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한 ‘노란 발자국’이 지휘관 교체로 관리가 전혀 되지 않으면서 일부 구간에 부착된 스티커가 찢기거나 색칠이 벗겨진 채 수개월 넘도록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까운 혈세만 낭비한 보여주기식 전시성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전 청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노란 발자국’을 설치했던 현장을 확인한 결과 바닥에 부착된 스티커가 찢겨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고, 노란 발자국 또한 지워져 있어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방불케 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뭔지 잘 모르겠는데 지저분하고 차라리 없으면 거리가 더 깨끗할 것 같다”며 “정지선이나 발자국을 지키는 아이들이 몇 명이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도내 일선 지구대 한 경찰관은 “노란 발자국 설치 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관리나 점검 등에 대한 지시가 없었다”며 “늘 그랬듯이 청장이 바뀌면 그때 당시에 시끌벅적했어도 조용히 잊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전 청장이 추진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지휘관이 바뀌면서 관리를 하지 않은 것 같다”며 “관할 경찰서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