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와 광주, 양평 일대를 일컫는 두물머리 권역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길목으로, 예전에는 물류 유통의 중심지로 번성한 지역이었다.
뿐만 아니라 수려한 자연경관 덕분에 이곳에 머문 예술가들에 의해 수많은 회화와 시문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수려한 두물머리의 과거와 현재를 예술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한강, 예술을 만나다’ 전시가 오는 24일까지 실학박물관에서 열린다.
남양주에 위치한 실학박물관은 방문객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강인문콘텐츠 구축사업을 진행, 그 결과를 대중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전시는 겸재 정선(1676-1759)의 ‘경교명승첩’과 지우재 정수영(1743-1831)의 ‘한.임강 명승도권’의 일부, 그리고 석범 이건필(1830-미상)의 ‘두강승유도’다.
정선은 친구 이병연과의 우정이 계기가 돼 조선시대 한강의 생활을 화폭에 담았으며 정수영은 아들을 잃고 두물머리 일대로 치유의 여행을 떠난 뒤 그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이건필은 자신의 이상세계를 두물머리에 비춰 그림으로 남겼다. 이처럼 조선후기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은 각각의 사연이 담긴 두물머리를 후대에 남겼고, 우리 문화사를 풍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실학박물관은 소장하고 있는 이들 화가의 작품들 뿐 아니라 현재시점에서 두물머리 일대의 풍광을 촬영한 자료도 함께 전시, 옛 화가들이 한강의 경치를 바라본 시각과 마음을 오늘날 영상을 통해 재현해보고자 한다.
석범 이건필이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두물머리 일대의 아름다움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한 두 점의 두강승유도는 8m 규모의 두루마리에 담겼다. 소박하게 그린 수묵화임에도 현장의 생생한 느낌이 담겨있으며, 지금과 큰 차이가 없는 풍경을 함께 관람하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지우재 정수영이 1796년부터 1797년까지 한강과 임진강을 배로 유람하며 총 26장의 한.임강명승도권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물머리 일대를 다룬 우천망한양, 우천, 수청탄, 소청탄 등 4점이 전시된다.
실학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옛 그림의 정취와 현대의 실경을 즐거이 감상하며 뛰어난 두물머리 권역의 풍광 위에서 과거와 현재의 교감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문의: 031-579-6011)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