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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관중의 부국강병책

 

관중은 중국 역사상 최초의 명재상으로 알려진 제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이오(夷吾)이다.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으로 잘 알려진 인물로서 관중 또는 관자라고 부른다. 그는 대략 기원전 725년에 제나라 영상현에서 태어났다. 집안이 어려웠던 그는 친구 포숙아와 장사도 하는 등 일찍부터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성인이 되어 관중과 포숙아는 각기 다른 제나라의 공자를 섬기는 처지가 되었다. 관중은 형이었던 공자 규를 섬겼고, 포숙아는 동생인 공자 소백을 섬겼다. 훗날 공자 소백이 왕이 되어 정적이었던 규를 죽이고, 그의 휘하 참모인 관중마저 죽이려고 하였다. 이 때 친구 포숙아가 왕에게 강력건의를 하여 관중을 살려주게 되었고, 나아가 재상으로 임명토록 추천하였다. 포숙아의 배포 큰 아량으로 관중은 사지에서 일약 재상으로 승천한 것이었다. 이후 관중의 강한 제나라 만들기는 본격화하였다.

정적인 관중을 받아들인 제나라 왕 환공(桓公)은 관중의 부국강병책을 대폭 수용하였다. 그는 나라에 물질이 풍부해야 강한 군대도 양성할 수 있고, 백성들의 삶도 윤택해지며 예절을 지키게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관자(管子)라는 책에서도 이러한 신념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그는 ‘무릇 나라에 재화가 많으면 먼 데서도 사람들이 몰려오게 되어 있다. 땅을 개간하고 개발하면 몰려온 사람들은 머물고, 창고에 곡식이 차 있으면 사람들은 예절을 안다. 입고 먹는 것이 충족되면 사람들은 영욕을 안다.’고 갈파하였다.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관중은 제나라를 21개 행정구역으로 재편하였고, 이 중 6개 구역은 상공업자들이 사는 지역으로 관할하였다. 상공업 구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병역의무를 면제해주었다. 그 이유는 상공업이 농업보다 생산성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즉, 상공업자들을 군에 보내는 것보다 이들로 하여금 열심히 돈 벌고 물건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군사력 강화에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실용적 개혁정책으로 인해 제나라에는 많은 상인과 기술자들이 몰려오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해안지방에서는 소금 만드는 산업을 번창하도록 하였다. 그 당시에는 소금이 곡식만큼 중요한 물자였던 까닭이다.

관중은 관리들의 업무도 재구조화하였다. 관리 한 명이 여러 가지 일을 관장하는 전통적 방식을 바꾸어, 한사람이 한두 가지의 영역만을 관장하도록 하였다. 업무를 세분화하여, 소위, 공무원을 전문영역 담당으로 특화시켰던 것이다. 이렇듯 행정구역과 산업재편, 나아가 관리의 업무재구조화 등 여러 가지 개혁정책은 큰 효과를 거두었다. 관중의 노력으로 제나라는 날로 강해졌고, 왕인 환공은 다른 나라들보다 월등한 위치에서 호령하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패자(覇者)가 되었다.

관중은 나라를 운영함에 있어서 외교적인 명분도 중요시하였다. 단순히 힘을 길러 다른 나라를 억압하고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른바, ‘존왕양이(尊王攘夷)’의 기치로서, 존왕은 주나라 왕실을 옹호하며, 양이는 주나라를 위협하는 북방의 적과 서방의 융 등 오랑캐를 제압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명분론으로 천하의 각국을 결집시키고, 스스로 맹주국가가 되어 국제정세를 이끌어간 것이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적인 개혁과 외치를 성공적으로 일궈낸 그는 역사에 길이 남는 명재상이 되었다. 훗날 삼국지연의의 제갈량도 가장 닮고 싶은 사람으로 관중을 꼽을 정도였다. 관중의 사상과 업적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내치와 외교를 절묘하게 이뤄냄으로써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던 그의 방책이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작금의 우리사회는 내적으로 비정규직 문제, 실업문제, 정치적 갈등 등 다양한 이슈가 존재하고, 외적으로는 북한핵, 사드배치 등을 둘러싼 복잡한 국제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현재보다 미래가 더 불투명하고 때로는 공포심마저 들 정도이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관중의 개혁정책 실행에 힌트를 얻어 원칙있는 사회 안정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외교적 난제도 각국이 공감할 수 있는 명분을 설정하여, 우리가 주도적으로 국제정세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 현대판 관중의 지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고민과 노력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