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드라마
감독 : 김현석
배우 : 나문희/이제훈
구청에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으며 동네에서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은 새로 부임한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를 만난다.
옥분의 행보에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민재가 나타나면서 둘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러던 중 옥분은 민재가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알게되고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옥분은 ‘특별한 이유’로 민원 접수만큼이나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 만나면 티격태격 하기만 했던 두 사람의 불안한 수업이 시작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를 이해하며 친구가 된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아이 캔 스피크’는 CJ 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나리오 기획안 공모전 당선작이다. “민원왕인 할머니를 통해 분노와 슬픔을 전제로 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발랄하게 비틀어냈다”는 평을 받으며 최종 당선된 아이 캔 스피크는 4년여에 걸친 준비기간 끝에 관객과 만난다. 민원왕 도깨비 할매 ‘옥분’과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의 이야기를 그린 ‘아이 캔 스피크’는 상극인 두 캐릭터의 밀당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이내 ‘옥분’이 오랫동안 숨겨왔던 진심이 밝혀지며 분위기가 전환되고, 이 영화의 발판이 됐던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됐던 2007년의 이야기를 휴먼 코미디라는 대중적인 틀 안에 녹여낸 ‘아이 캔 스피크’는 용기 있게 전 세계 앞에서 증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삶을 통해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전한다. 특히 ‘옥분’ 역의 배우 나문희는 시나리오가 완성되기도 전에 영화의 가치와 의미에 공감하며 출연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다. ‘수상한 그녀(2014)’ 이후 3년 만에 ‘아이 캔 스피크’로 스크린에 복귀한 나문희는 20년 동안 구청을 드나들며 매일 같이 민원을 넣어 구청 직원들의 기피 대상 1호가 된 도깨비 할매 ‘옥분’으로 분해 특유의 유쾌함과 친근함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 한다.
“이 나이에도 내가 ‘나옥분’이라는 인물을 만나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느낀다”며 캐릭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나문희는 연기 인생 56년 최고의 캐릭터로 전 세대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한편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왔던 배우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박민재’로 등장, 디테일이 살아있는 생활 연기로 돌아왔다. “배우로서 매개체가 돼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행복을 주고 싶어 ‘아이 캔 스피크’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촬영하고 돌아오는 길이 언제나 행복했던 작품이었다”고 출연 소감을 전한 이제훈은 영화 속에서 나문희와 최고의 호흡을 보여준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