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0일 라디오 방송 출연과 선대위 발족 등 각종 행사를 통해 탄핵과 촛불시위로 썰렁해진 '총선전'에 불을 지피고 민심사로잡기와 부동표 흡수에 총력전을 펼쳤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오전 방송기자 클럽이 주최한 정당대표 토론회에 참석, "야당이 정부를 견제할 힘이 없으면 나라를 위해 불행한 일인 만큼 잘못 나가는 정부를 필요할 때 견제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대표는 "이번 총선 구도가 친노와 반노, 민주와 반민주로 간다면 극심한 국론분열이 예상된다"며 "총선은 국정을 심판하고 지역 인재들을 뽑는 것이 본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면서 "이번 총선을 가장 깨끗한 선거로 치르기 위해 선거 비용과 국고 보조금 사용 내역을 정기적으로 인터넷에 공개하고 필요하다면 선관위 감사도 받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임진각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착수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G10 프로젝트 추진단' 발대식을 갖고 발빠른 총선 행보를 계속했다. 자민련도 김종필 총재 등 지도부가 대구·경북지역을 방문, TK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으며, 민주노동당도 친 노동계 단체들과 함께 '공동선거운동본부' 발대식을 가졌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임진각에서 추미애 선대위원장과 조순형 대표, 17대 총선후보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선대위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한 '적자' 정당이란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선대위 출범식 장소를 임진각으로 정했으며 선대위 명칭도 `평화와 통합위원회'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추 위원장은 이날 "50년 역사에서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본산이었던 민주당이 수구세력으로 매도당하는 비참한 광경을 목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민주당도 국민의 지지와 신임을 다시 얻기 위해서는 뼈와 살을 깍는 자성과 자기희생을 통해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발대식에서 부산권은 교통과 통신의 발전을 통한 동북아 물류 출발점으로, 전남권은 고흥 우주산업기지 육성, 충청권은 대전대덕 밸리를 중심으로 과학기술특구특별법 제정 등 권역별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정동영 의장은 "선택과 바른 길을 통해 앞으로 10년 뒤에 G 10 국가에 들어가야할 것"이라면서 "열린우리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 추진단장을 맡은 김재홍 경기대 교수는 "선진 7개국에 세 나라가 더해지는 G10에 한국이 들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련은 김종필 총재를 비롯한 지도부가 이날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TK지역 민심 사로잡기에 주력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친 노동계 단체들과 함께 '공동선거운동본부' 발족식을 갖고 세 불리기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