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리와 사람이 좋아서 사람들에게 료리를 가르치는 료리공방을 운영하게 된 림영화(47세)가 료리를 매개체로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이날은 ‘김장’ 수업이 있는 날이다. 아침 일찍 도착한 수강생 리성월(45세)과 마주앉아 김치를 담그며 두런두런 담소를 나눈다.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생강, 마늘, 직접 재배한 고추로 빻은 고추가루 등 가장 기본적인 천연재료로 만든 김치소를 배추잎 갈피마다 골고루 넣으면서 남편과 자녀 얘기, 요즘 새로 생긴 고민 등 일상의 소소한 대화를 무랍없이 나눈다.
리성월은 바로 이런 재미에 료리공방을 찾게 된다고 했다. “한가지 료리를 배워가는 것도 저한텐 큰 수확이지만 림선생님과 여러 수강생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내가 몰랐던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혼자 끙끙 앓고 있던 고민도 여기 와서 털어놓을 때가 많습니다. 각자 살아온 경험에서 우러나온 저마다의 진심어린 조언을 들으며 ‘이럴 땐 이렇게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구나’를 느낍니다”며 료리공방이 쌓인 스트레스까지 해소하는 일상의 작은 활력소가 되였다고 덧붙였다.
이윽고 도착한 또 다른 수강생 남미란(37세)과 그의 딸 리림정(10세)의 가담으로 분위기는 무르익어갔다. 김치 담그는 체험을 해보고 싶어 엄마따라 오게 되였다는 리림정은 제법 야무진 솜씨로 김치를 담그며 “이 순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직접 담근 김치를 맛보게 될 아빠와 귀여운 동생”이라고 했다.
두시간여만에 김치 담그기가 완성되자 림영화와 수강생들은 갓 담근 김치와 수육, 닭고기 샐러드와 시원한 동치미가 어우러진 식탁에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시작했다.
료리 만큼이나 음식을 먹고 그 맛을 느끼는 행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림영화는 이날도 수강생들을 위해 정성들여 한끼를 준비했다. 너 한마디 나 한마디 맛있는 음식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대화거리가 되여 수강생들은 음식그릇을 말끔히 비우고서도 오래도록 대화를 주고받았다.
림영화는 “세 사람이 모이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하잖아요. 료리를 배워주고 배우는 서로의 립장 차이를 떠나 저의 료리공방에서는 우리 모두가 서로가 살아온 이야기를 공유하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터득하고 배워가는 수강생”이라며 “료리공방이 앞으로도 건강한 료리를 매개로 건강한 소통이 오고가는 장소가 되였으면 좋겠습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글·사진=김향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