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기대주’ 차민규(동두천시청)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4일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ISU 스프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500m에서 34초31을 기록, 개인 최고기록(34초81)을 0.5초 앞당기며 알렉스 보이베르-라크루아(캐나다)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두번째 조에서 경기한 차민규는 세번째 조에서 출전한 보이베르-라크루아와 100분의 1초까지 같은 기록이었지만 1천분의 1초에서 0.001초가 뒤진 것으로 판독돼 아쉽게 은메달을 획득했다.
차민규의 이날 은메달은 행운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
세번째 조인 보이베르-라크루아까지 경기를 치른 뒤 네번째 조에서 달리던 하가 료헤이(일본)가 코너를 돌다가 심하게 넘어졌고 이 여파로 빙판이 패이면서 정빙 시간을 거치는 동안 선수들의 흐름이 깨진 것.
후반부에 기록이 좋은 선수들이 연이어 출전했지만 6조에서 뛴 길모어 주니오(캐나다)가 료헤이가 넘어진 지점에서 또다시 넘어지는 등 모두 제 기록을 내지 못했다.
현재 월드컵 랭킹 1·2위인 마지막 조의 노르웨이 호바르 로렌첸과 네덜란드 로날트 뮐더르도 차민규보다 처진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넘어진 일본, 캐나다 선수로 인해 경기에 방해를 받은 러시아의 루슬란 무라쇼프와 독일의 니코 일레가 재경기를 희망해 모든 종목경기가 끝난 후 다시 뛰기도 했으나 하위권에 머물며 차민규는 2위를 굳히게 됐다.
이날 500m 1조와 3조에서 뛴 모태범(대한항공)과 김준호(한국체대)는 34초47과 34초50으로 각각 6위와 7위에 올랐다.
여자 500m에서는 이상화(스포츠토토)가 36초86으로 고다이라 나오(36초53)에 이어 준우승했다.
마지막 조에서 고다이라와 정면 승부를 펼친 이상화는 100m 구간을 전체 4위의 기록으로 통과했으나 중반 이후 속도를 붙이며 기록을 단축했다.
개인 최고기록 36초 36에는 못 미치지만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36초대에 진입하며 기록이 점차 향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자 500m에 함께 출전한 김민선(서울 서문여고)은 38초16, 김현영(성남시청)은 38초28로 각각 16위와 19위에 올랐고, 박승희(스포츠토토)는 처음 올라온 디비전A(1부)에서 38초49로 개인 최고기록(38초52)을 경신하며 20위를 차지했다.
단거리 대표 선수들이 비교적 선전한 데 반해 기대를 모은 장거리 선수들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남녀 매스스타트의 강자 이승훈과 김보름은 이날 결승에서 중반에 일찌감치 치고 나간 선두그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각각 13위(7분19초14·18점)와 11위(8분40초01·24점)에 그쳤다.
전날 팀 추월에서도 남녀 모두 7위에 그친 데 이어 매스스타트도 부진하면서 장거리 종목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우리나라는 1차 월드컵에서는 이승훈의 매스스타트 금메달과 이승훈·김민석(안양 평촌고)·정재원(서울 동북고)의 남자 팀추월 금메달, 2차 대회에선 역대 처음으로 여자팀 스프린트 금메달을 챙겼으나 3차 월드컵은 금메달 없이 마치게 됐다./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