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재론적 고통·고독 직조’ 대상 영광
일본서 열린 해외전시 뜨거운 관심 속 성료
“단원미술제 통해 제 작업 인정받게 돼 기뻐
내년 5월 개인전 준비 등 작품 선보일 것”
제19회 단원미술제 수상작가들이 참여한 해외전시가 일본 가가와현 다카마츠시 테루사 1층 갤러리에서 지난 2일까지 열렸다. 신진 작가들의 뜨거운 열정을 응원하듯 전시에 참석한 내빈들은 각각의 작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다.
지난달 30일 전시 오프닝에서 만난 대상작가 김선혁은 “운이 좋아 대상을 탔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김선혁 작가는 스테인리스로 완성한 나뭇가지로 인간의 형태를 묘사, 인간의 불완전한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김선혁 작가의 작품은 “차가운 재료로 인간의 존재론적 고통과 고독을 탁월하게 직조했다”는 평을 받으며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naked portrait 8’ 작품 속 나뭇가지는 시들고 부러져 생명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엮어 완성한 인간의 형상은 치열한 삶에 치여 지쳐버린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있다.
김선혁 작가는 작품을 통해 약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인정할 때 비로소 삶에 집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김 작가는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그 필멸성을 인식하고 인정한다면 지금 삶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따라서 작품을 통해 인간의 불완전한 초상을 표현하고자 시들거나 부러지고 뽑혀진 식물의 약한 모습을 결합시켰다”고 설명했다.
김선혁 작가에게 작가로서의 삶은 그가 완성한 작품과 닮아있었다. 그는 “미술 작가들은 대부분 혼자서 작업을 하기에 창작의 고통 뿐 아니라 외로움과 고독을 견뎌내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이다”라며 “이번 작업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다보니 외로움이나 물질적 욕심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외로운 싸움을 견딘 끝에 단원미술제 대상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 김선혁 작가는 “단원미술제를 통해 제 작업들이 인정을 받게 돼 기쁘다”라며 “국내전시 뿐만 아니라 해외전시도 참여하게 돼 신진작가들에게는 너무나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년 5월에 있을 개인전 준비를 비롯해 앞으로도 열심히 작업에 몰두해 김선혁만의 색이 담긴 작품들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