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메타폴리스 상가(2017년)와 고양종합터미널(2014년), 서이천물류창고(2008년) 화재는 모두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실내에서 용접·용단(절단) 등 불꽃작업을 하다가 벌어진 참사다.
이들 화재로 모두 21명이 사망하고 118명이 다쳤다.
성탄절에 발생한 수원 광교신도시 오피스텔 공사장 화재 원인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반복되는 안전불감증 화재 사례에 이번 사건 역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남부경찰서는 화재가 시작된 오피스텔 건물 지하 2층에서 용단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으로부터 작업 중 단열재로 튄 불티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근로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1명은 절단 작업을, 다른 1명은 화기 감시의 역할을 맡아 2인 1조로 작업하다가 산소절단기를 이용한 빔 절단 과정에서 튄 불똥이 뒤쪽으로 3m가량 떨어진 곳에 쌓여 있던 스티로폼 단열재에 떨어졌다.
단열재는 가로 1.2m, 세로 2.4m 크기로, 70∼80개(7∼8단)가 한쪽에 쌓여 있었고, 불티가 튀자 금세 불이 붙었다.
근로자들은 현장에 있던 30㎏짜리 소화기 2개로 진화를 시도했고 뒤이어 안전관리자 2명도 합세했지만, 불길을 잡는 데 실패하자 119에 신고 뒤 대피했다.
국민안전처 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이처럼 불꽃작업이 원인이 된 화재는 2014년 1천48건, 2015년 1천103건, 지난해 1천74건 등 매년 1천여 건씩 반복되고 있다.
또 판박이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규도 한층 강화됐지만 꼬리를 무는 비슷한 화재들은 이러한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앞선 메타폴리스 상가와 고양종합터미널, 서이천물류창고 화재 역시 스티로폼, 우레탄폼, 샌드위치패널 등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불꽃작업을 하다가 튄 불티가 발단이 됐다.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경우 아직 자세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현장에서 불꽃작업은 하도급에 하도급을 줘서 이뤄지기 때문에 경비 등의 문제로 안전에 소홀하거나 안전의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25일 오후 2시 46분쯤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 SK뷰 레이크타워 오피스텔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근로자 이모(29)씨가 숨졌고 장모(56·소방위)씨와 김모(34·소방교)씨 등 소방관 2명이 얼굴과 양손에 1∼2도 화상을 입었으며, 근로자 13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