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코미디
감독 : 연상호
배우 : 류승룡/심은경/박정민/김민재
‘부산행’(2016)으로 ‘좀비’라는 전에 없던 신선한 소재와 장르에 과감히 도전하며 호평을 받았던 연상호 감독이 초능력이라는 참신한 소재로 무장한 영화 ‘염력’으로 돌아온다.
“평범한 남자가 특별한 능력을 가졌을 때 생길 수 있는 이야기로 영화를 한번 만들어보자”라는 연 감독의 생각에서 시작된 염력은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 ‘석헌’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 ‘루미’가 세상에 맞서 상상초월 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1년 365일 정시 출근을 지키고 아침엔 약수터 산책, 저녁엔 소주 한잔 걸치는 게 하루 일과인 평범한 남자 ‘석헌’이 딸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강력한 능력을 발산하는 비범한 인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은 ‘염력’의 반전 재미를 이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강한 근성을 지닌 ‘루미’는 10년 만에 나타난 아버지가 못마땅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두가 감탄하는 아빠의 능력에 남몰래 자부심을 느끼는 아이 같은 면모로 입체적 매력을 발산한다.
여기에 모두가 지는 싸움이라 하지만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는 신념과 인내력을 지닌 청년 변호사 ‘정현’은 긍정적 에너지 안에 담긴 진심과 풋풋한 매력으로 극을 따뜻하게 채운다.
특히 영화의 주요 소재가 되는 염력의 시각적 구현도 주목할만하다. 연상호 감독은 초현실적인 액션을 그리는 만큼 더욱 현실감있는 영상을 완성하고자 했고, 이를 위해 CG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많은 부분 현장에서 실제 액션과 특수 효과를 진행했다.
물건이 떠오르거나 저절로 움직이는 장면 또한 와이어와 낚싯줄을 이용해 실제 현장에서 구현해낸 뒤 후반 작업을 더하는 방식을 취했으며, 실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의 경우 3D 기반의 CG를 현장에서 바로 합성해 결과물을 보고 현장 촬영의 위치와 방향을 즉시 바로잡을 수 있는 ‘현장 가합성’ 이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하며 초능력 구현에 더욱 힘을 보탰다.
류승룡과 심은경의 호흡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평생을 평범하게 살아왔지만 하루아침에 생긴 염력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석헌을 연기한 류승룡은 몸무게를 12kg 늘리고, 와이어 액션을 소화하는 등 남다른 노력으로 한국영화에서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했다.
또한 모든 것을 잃을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당찬 모습, 10년 만에 나타나 이상한 능력을 내세우는 아빠가 불편하기 짝이 없는 딸의 입장을 공감 가는 연기로 소화해낸 심은경은 한층 단단하고 성숙해진 변신을 보여준다.
초능력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연상호 감독 특유의 참신한 상상력과 독창적 연출력이 만난 ‘염력’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충격과 유쾌한 재미로 새해 극장가를 풍성히 채울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