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나 지하철, 마트에서 발달장애인을 마주할 때가 있다.
소리를 지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발달장애인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피하거나 두려움과 혐오의 시선을 보낸다.
길을 나설 때마다 쏠리는 수많은 시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로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몫이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의 저자 류승연은 10년째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다.
전직 기자 출신인 그는 사회부와 정치부를 거쳐 승승장구하는 인생을 꿈꿨지만, 장애 아이를 낳고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고 밝힌다.
장애 아이 육아는 상상 이상으로 고되었지만, 가장 힘든 건 아이를 향한 세상의 차가운 시선이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그 시선이 싫어서 그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아갸갸갸’ 하며 이상한 소리를 내는 아이의 입을 막기 바빴다.
그렇게 고개 숙인 장애 아이 엄마로 살기를 10년. 문득, 멀지 않은 미래에 아이가 ‘동네 바보 형’이라 불리며 평생 이방인으로 살까 두려워졌다.
발달장애인이 친구이자 동료, 이웃집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려면 장애인은 낯선 존재가 아니라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은 길에서 장애인을 마주쳤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비장애인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6년 11월부터 약 2년간 온라인 매체 ‘더퍼스트미디어’에 연재한 ‘동네 바보 형’을 새로 정리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 처음을 겪는다’, ‘나를 지키며 산다는 것’, ‘품위 있는 사회를 위해’, ‘독립된 인간으로 산다는 것’ 등 4부로 구성된 책은 발달장애인들을 조금만 더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있다.
저자는 “현실 속 장애인과 그 가족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내 가족이며, 친구이며, 이웃집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라며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피붙이와 그 가족의 삶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