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은 2박 3일 일정이었던 1·2차 회담과 달리 당일치기로 치러져 종일 숨가쁘게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첫 악수(오전 9시 29분)에서부터 부부동반 환송행사 합동 감상에 이은 최종 작별 인사(오후 9시 28분) 때까지 총 11시간 59분 간의 회담 전체 일정을 소화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앞두고 특사와 친서를 주고받은 덕분에 서로의 의중을 잘 이해한 듯 첫 만남부터 친밀감을 숨김 없이 표현하며 어색함 없이 어울렸다.
두 정상은 이어 사전 환담과 회담, 공동 식수와 친교 산책을 함께하며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 김정은 제안으로 ‘깜짝 월경’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판문점 북측 지역의 판문각 현관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만 해도 20여 명의 건장한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삼엄한 경호를 받는 모습이 위협적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비키라우”라고 명령하자 경호원과 수행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좌우로 흩어졌고, 판문점 하늘색 건물 사잇길을 혼자 걸어내려오는 김 위원장의 표정도 이내 밝아졌다.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앞에 먼저 나와 서 있다가 김 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어진 ‘도보다리’ 산책은 이번 회담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 했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당시 체코, 폴란드, 스위스, 스웨덴)가 임무 수행을 위해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습지 위에 건설한 다리다.
두 정상은 도보다리를 나란히 걸어 다리 끝에 있는 101번째 군사분계선 표식물을 함께 살펴보고, 표식물 근처 벤치에 수행원 없이 단 둘이 앉았다.
두 정상은 원형 탁자를 가운데 두고 불과 1m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로 마주앉은 채 오후 4시42분부터 5시12분까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은 평화의집 현관 밖으로 함께 나와 판문점 선언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