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8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설]세계 1위 독일 물리친 한국 축구, 희망을 쐈다

FIFA 랭킹 57위인 대한민국이 1위 독일을 2대0으로 물리쳤다. 우리나라는 28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김영권(광저우)과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당초부터 전차군단 독일과의 경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특유의 투지와 투혼을 불사른 대표팀은 볼 점유율에서 70%대 30%의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고도 근성을 발휘해 세계 1위 독일을 그라운드에 주저 앉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로써 우승 후보로까지 점쳐졌던 독일은 조 4위로 꼴찌를 면치 못했고, 우리나라는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3위로 조별 예선 전패라는 사상 초유의 치욕에서 벗어났다. 기량과 조직력에서 열세를 보였지만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맞섰다. 우리 대표팀은 공을 점유하고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적었고, 패스미스도 많았지만 그라운드에서 뛴 총 거리는 118㎞로 115㎞의 독일보다 3㎞가 많았다. 태극전사들은 축구의 기본인 ‘용감한 투지’가 무기였다. 체력이 소진된 이후에도 한 발 더 뛰며 악착같은 투혼을 발휘해 세계 최강의 전차군단을 무력화시켰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주었더라면 16강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우리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다. 57위가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을 2대0으로 꺾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그것은 ‘기적’을 이뤄낸 것이나 다름 없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우리나라를 이겨야 하는 독일팀으로서는 쫓기는 상황이었으나 상대방의 초조함을 역으로 이용한 기습공격이 주효했다. 앞서 벌어졌던 스웨덴과 멕시코 등 두 차례의 경기결과를 놓고 많은 국민들의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감독과 선수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우뚝 일어섰다. 독일전의 승리로 국민들이 환호하고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의 경기는 이제 마무리됐다.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잘 싸웠다. 희망도 안겨주었다. 월드컵은 축제일 뿐 국가 간의 대결도 아니다. 성적이 좋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세계 축구사에 기록될 만한 정말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친 선수들을 격려하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할 때 스포츠는 빛을 발한다. 조현우라는 걸출한 스타가 발굴됐고, 또 유독 편파판정이 많았던 이번 월드컵이지만 독일이나 우리나라나 모두 스포츠맨십을 발휘한 것도 하나의 성과다. 어쨌든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후회 없는 일전이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