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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문학]로봇 6감(六感)시대와 인간의 6감

 

영화 ‘식스센스’는 귀신을 볼 수 있는 감각을 지닌 아이의 얘기다.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감 이외의 감각들을 흔히 6감이라 부르는데, 5감을 이용하여 기억하고 그 기억으로 생각하는 의(意)도 6감에 속한다. 6감은 물질적 접촉 없이 느끼는 감각들이다. 다중지능이론으로 유명한 ‘하워드 가드너’도 영적지능을 따로 구분했으며 시중에는 그런 6감으로 아이를 키우자는 책도 있다. 그런데 최근 로봇들의 5감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로봇의 두뇌가 될 컴퓨터의 후예 인공지능은 이미 일기예보나 증시예측, 심리분석 등에서 인간의 6감을 능가하고 있다. 즉 로봇 6감의 시대가 왔다.

시각과 청각은 카메라와 현미경을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를 로봇이 감지할 수 있기에 인간이 로봇을 이길 수 없다고 바로 느낌이 온다. 촉각의 경우 최근 과학뉴스들이 많다. 인조인간로봇의 피부가 될 전자피부는 온도와 압력과 질감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인간의 피부처럼 부드럽게 발전하고 있다. 부드러운 가짜피부 속에 부드러운 유기소자를 이용해 생물의 촉각 신경을 모사했으며, 동물의 피부처럼 잘 휘어지면서 유연하게 움직이는 인공감각신경은 이미 인간의 5감을 능가하고 있다.

즉 생물체와 구분이 어려운 로봇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되면 인공물이 생물체의 일부가 되더라도 전혀 사이보그 느낌이 나지 않을 것이다. 전자피부는 척수가 끊어진 환자들을 위한 외골격 신경보철로도 활용 가능하다. 전자인공피부는 실리콘이나 나노입자, 나노와이어, 나노튜브, 그래핀 등 유기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여 생물과 비슷한 유연한 전자회로나 신경망을 구축한다. 손상이 스스로 회복되는 전자피부도 발표되었으니 돌연변이 ‘울버린’의 몸을 가진 AI로봇이 가능하다.

후각과 미각에 관해서는 더 일찍 전자코가 개발되었다. 소믈리에가 와인을 감별하면 그 포도가 자란 지역과 당시 날씨까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인간의 후각을 대략 40배(이 수치는 논란이 많다) 정도 뛰어난 개의 후각을 능가하는 전자코가 나왔다는 소식은 매우 기쁘다. 전자코는 분자나 원자, 방사선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그 냄새의 원인을 찾거나 냄새 제거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휴대전화에 들어갈 전자코가 바꿀 세상을 미리 살펴보자. 라돈침대 사건이나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은 전자코가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되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제품과 식품을 휴대전화와 연결되거나 안에 장착된 전자코가 미리 분석을 해주게 되면 과장광고나 허위광고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별 생각 없이 사용되는 모기약이나 농약이 우리 몸을 해치는 정도가 측정될 것이다. 치매와 파킨슨병에 대한 농약의 영향이나 미세먼지의 피해 등을 규명하는 빅데이터 자료가 급증할 것이고 제약회사는 1·2차 세계대전 당시 살상용 독가스로부터 시작된 농약성분을 바꾸게 될 것이다.

전자코가 만들 빅데이터는 자주 환경영향평가에 의도적 왜곡을 하는 연구자들을 퇴출시킬 것이다. 결국 그린피스, 녹색연합보다 날카롭게 지구환경을 지키는 1등 공신이 될 것이다. 휴대전화 회사들은 전화기에 들어가는 내부의 부품값이 떨어졌으나 여전히 비싸게 팔고 있는데 이참에 전자코와 휴대전화를 연결하는 시도를 해주기 바란다.

이처럼 로봇의 6감이 발달하는 시대에 필자는 “원래 우리가 가진 6감 말고 다른 인간적 6감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인공지능로봇과 블록체인으로 시작될 지구 자체가 신경망으로 뒤덮인 두뇌가 되어가는 시대를 살아가며 갖춰야 할 6감을 다시 정해보고 싶었다. 예감(민감), 교감(공감), 둔감(정감)으로 일단 정했다. 여전히 예감과 민감은 중요하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예감이 우리보다 좋지만 데이터에 없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감과 공감은 서로 사랑하고 소속을 찾으려는 본능을 버릴 수 없기에 중요하다. 때로는 순임금처럼 타인의 오류를 그냥 넘기는 둔감과 정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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