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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히 떠난 ‘진보의 큰 별’ 하늘나라서 당신의 꿈 이루길…

故 노회찬 의원 분향소 스케치

수원 정의당 도당에 분향소 설치
이른 아침부터 시민 발길 이어져

“정의를 위한 당신의 뜻 잇겠다”
소리없는 눈물로 마지막 길 배웅

서울 빈소에도 조문객들 몰려
백혜련 등 여야 정치인 줄이어

 

 

 

지난 23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정의당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분향소가 차려진 정의당 경기도당은 이틀째인 24일 오전에도 무겁고 비통하며 침울한 분위기 속에 휘감겨 있었다.

10층에 멈춰선 승강기의 문이 열리는 순간, 복도 전체에서 옅은 향 내음과 낮게 깔린 침통한 기운이 엄습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두꺼운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눈 앞에는 미소가 환한 노 의원의 영정이 반겨주고 있었다.

분향소 운영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가 되기 전이었지만 이미 노 의원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국화 2~3송이가 놓여져 있었다.

노 의원의 생전 밝은 얼굴과는 사뭇 대조적으로 정의당 송치용(도당 위원장)·이혜원(도당 부위원장) 경기도의원을 비롯한 당직자들의 얼굴은 지난 밤 힘에 겨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넓지 않은 사무실에서는 아직도 아직도 훌쩍꺼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는 중에도 진보 정치의 큰 별을 잃은 슬픔이 역력한 얼굴들이 하나, 둘 분향소를 찾았다.

누구나에게 개방돼 있는 분향소지만 “정의당원이 아니지만 찾아올 수 밖에 없었다”며 굳이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청년.

문을 열기 전부터 눈에 가득한 눈물을 담고 들어와 아무말 없이 조화를 건넨 뒤 분향소를 나가 승강기 앞 의자에 앉아서도 하염없이 숨죽여 울던 중년 여성.

친구와 함께 분향소를 찾아 노 원내대표를 향한 그간의 고마움을 한참동안 토해낸 뒤에야 조용히 자리를 떠난 사모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찍어 미안하다. 이번에는 정의당에 투표했으니 용서해 달라”는 외침을 마음속으로 수 차례 되뇌었었다는 인근 상인까지.

노 의원이 정치적 성향과 지역, 학연 등 대한민국 정치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각종 연고와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사랑받았던 정치인이었음을 조문객 한 명, 한 명이 대변해 주고 있었다.

이 같은 조문객들을 위해 정의당은 경기도당에 마련된 수원 분향소와는 별도로 고양시(덕양구 화정로 우리프라자 5층), 양평군(양평읍 역전길 30), 부천시(부일로 556 신흥빌딩 201호) 등에 분향소를 추가로 차렸으며 오는 26일 오후 8~9시까지 운영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된 노 원내대표의 빈소에도 오전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직접 쓴 손 편지를 통해 “오늘은 처음으로 의원님이 밉습니다. 그래도 정의를 위한 그 뜻을 이어가도록 대한민국 한 사람으로서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노 의원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양향자·김병관·박완주 최고위원, 이춘석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백혜련 대변인 등이 빈소를 찾았고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방문했다.

아울러 노 의원이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상무위원회 서면 발언에서 복직을 축하했던 김승하 전국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도 조문을 했다.

/양규원기자 y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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